최초입력 2025.09.03 07:40:00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모처럼 웃었다.
류현진은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무난했다. 1회초 윤도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박찬호(중견수 플라이), 김선빈(유격수 땅볼), 최형우(삼진)를 차례로 돌려세웠다. 2회초에는 패트릭 위즈덤(좌익수 플라이), 나성범(투수 땅볼), 오선우(삼진)을 잡아내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첫 실점이 나온 순간은 3회초였다. 김태군, 김호령을 각각 2루수 땅볼, 3루수 플라이로 요리했으나, 윤도현에게 비거리 115m의 좌월 솔로 아치(시즌 5호)를 허용했다. 이후 박찬호에게도 번트 안타를 내줬지만, 김선빈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4회초는 다시 깔끔했다. 최형우, 정해원을 2루수 땅볼, 삼진으로 묶었다. 나성범에게는 우전 2루타를 맞았으나, 오선우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5회초에는 김태군을 좌익수 플라이로 막은 뒤 김호령에게 좌전 2루타를 헌납했지만, 야수진이 정확한 송구로 3루를 노리던 김호령을 잡아냈다. 기세가 오른 류현진은 윤도현을 3루수 땅볼로 이끌었다.
또 한 번의 실점은 6회초에 나왔다. 박찬호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지만, 김선빈, 최형우에게 각각 중전 3루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내줬다. 다행히 정해원을 투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더 이상 실점하지 않은 채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7피안타 1피홈런 4탈삼진 2실점. 총 투구 수는 102구였으며, 시즌 7번째 승리(7패)도 따라왔다.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된 것은 지난 7월 20일 수원 KT위즈전 이후 44일 만이었다.
명실상부 류현진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KBO리그 통산 241경기(1549.2이닝)에서 115승 6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을 마크했다. 2013~2023시즌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186경기(1055.1이닝)에 나서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극심한 득점 지원 부족에 시달렸다. 8월 5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26으로 잘 던졌지만,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았다. 이 기간 한화 타선의 9이닝당 평균 득점 지원은 2.4점에 그쳤다.
이날은 달랐다. 5회말 문현빈의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와 노시환의 비거리 120m 우월 3점포(시즌 26호), 이도윤의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 이재원의 2타점 좌중월 적시 2루타로 도합 7득점했다. 이어 6회말에는 김태연의 2타점 좌중월 적시 2루타, 이도윤의 2타점 중전 적시타, 이재원의 비거리 110m 좌월 2점포(시즌 1호)로 6점을 더 뽑아냈다.
7회말 노시환의 비거리 110m 좌월 솔로 아치(시즌 27호)로 한 점을 보탠 한화 타선은 8회말에도 화끈하게 터졌다. 심우준의 밀어내기 볼넷, 이상혁의 밀어내기 사구, 김태연의 3타점 좌전 적시 2루타, 황영묵의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 허인서의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묶어 도합 7점을 추가했다.
그렇게 총 21안타 21득점으로 폭발한 한화 타선은 21-3 승전보를 써내며 류현진에게 44일 만의 승리를 선물했다. 한화의 21득점은 빙그레 이글스 시절이던 1992년 6월 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2-5로 이긴 이후 33년 만에 나온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2번째 기록이다.
이로써 류현진은 10승에도 도전할 수 있게됐다. 잔여 시즌 류현진은 최대 4경기 정도 더 나설 수 있다. 분명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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