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9.02 05:30:37
‘14억 대륙’ 중국도 천하의 주제 무리뉴는 두려운 것일까. 새 사령탑 후보에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무리뉴는 최근 페네르바체를 떠났다. 2025-26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에서 벤피카에 무너지며 탈락한 것이 큰 문제였다. 결국 그는 2024년 부임한 후 1년여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무리뉴는 세계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물론 그의 스타일과 화법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럼에도 좋은 평가를 받는 지도자라는 것에 있어 부정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항상 등장하는 것이 중국이다. 그들은 브란코 이반코비치 체제로 2026 북중미월드컵 진출에 도전했다. 하나, ‘죽음의 조’에 걸리며 무너지고 말았다. 중국은 이반코비치를 경질, 새 사령탑을 알아보고 있으나 여전히 새로운 소식은 없다.
지금까지 여러 지도자가 언급됐다. 신태용, 서정원 등 대한민국 지도자는 물론 파울루 벤투, 울리 슈틸리케, 위르겐 클린스만, 로저 슈미트,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등이 중국의 새 사령탑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 결과, 여전히 중국의 감독 자리는 공석이다.
그러나 무리뉴에 대한 언급은 없다. 2030 월드컵을 바라보는 중국 입장에서 무리뉴 만큼 확실한 카드는 없다. 물론 무리뉴와 중국의 궁합에 있어 기대보다 우려가 큰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해볼 만한 도박이다. 중국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20년 넘게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유럽이 무리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에게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무리뉴는 중국을 맡을 수 있을까. 또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 감독을 찾고 있고 누군가는 무리뉴를 떠올렸다. 중국축구협회가 무리뉴를 초청한 뒤 다음 월드컵을 이끄는 그림을 그린 것이다. 정말 가능한 일일까”라고 덧붙였다.
무리뉴가 중국에 온다면 그만큼 충격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 유럽 축구 중심에 있었던 세계적인 지도자가 3류 수준의 중국을 지휘한다는 건 그의 커리어에도 대단한 도박수가 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선 그만큼 확실한 카드가 없기도 하다.
‘소후닷컴’은 “무리뉴의 선수단 관리에 있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다. 또 슈퍼스타에 너무 의지한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런 ‘구식 감독’이 포르투를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놨고 인터밀란을 트레블로 이끌었으며 첼시,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했다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증명이 필요하지 않다. 전술은 화려하지 않으나 실용적이다. 또 선수단 관리 방식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분명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무리뉴를 원하는 것 이상으로 욕심을 내는 건 어렵다. 그의 몸값은 대단히 높고 지금의 중국이 투자할 수 있는 수준은 정해져 있다. 다만 현실 대신 이상을 선택,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 꼭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물론 모든 건 무리뉴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말이다.
‘소후닷컴’은 “결국 중국에 필요한 건 기술도 재능도 아닌 투지다. 무리뉴가 감독이 된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질 수 있다. 다만 무릎 꿇고 지지 않을 것이다”라며 “물론 무리뉴가 중국을 무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부유한 팀만 지휘했고 중국 선수들에게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돈만 충분하다면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 무리뉴가 튀르키예로 갈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나. 결국 그는 페네르바체로 갔고 1년 이상 지도했다. 이는 모든 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바라봤다.
대한민국은 거스 히딩크, 일본은 필립 트루시에를 만나 확실히 달라졌다. 그들도 위기는 있었으나 결국 한일월드컵에서 각각 4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중국이 바라는 것도 바로 이런 것이다. 무리뉴와 함께하는 큰 변화를 말이다.
‘소후닷컴’은 “대한민국은 히딩크, 일본은 트루시에를 데려왔다. 그들이 모두 성공했다고 볼 수 없으나 적어도 도박했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려고 했다. 근데 우리는 무리뉴가 오면 어떤지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저 꿈이라고 한다. 이 마인드가 중국 축구가 가진 불치병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약한 남자’가 아닌 ‘미친 남자’다”라며 “우리는 무리뉴를 기다리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배워야 한다. 무릎 꿇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 차라리 서서 모험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