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7.13 06:54:00
7월 12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2차전 일본과 중국의 경기. 일본의 선발 명단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 아시아 역대 최고 풀백으로 꼽히는 ‘살아 있는 전설’ 나가토모 유토(38·FC 도쿄)였다.
나가토모가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건 2022년 12월 6일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크로아티아와의 맞대결 이후 처음이었다. A매치 15경기 만이었다.
나가토모는 이날 4-4-2 포메이션의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나가토모는 팀의 전술 변화에 따라서 중앙 수비수로 변신하는 등 노련한 경기력을 보였다. 쿨링 브레이크로 1분의 재정비 시간이 주어졌을 땐 동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는 등의 리더 역할도 했다.
일본은 이날 중국을 2-0으로 제압했다. 일본은 90분 내내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풀어갔다.
일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며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끈기 있게 싸워서 승리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도전하는 자세,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모습을 칭찬하고 싶다. 선수들은 하나 된 팀으로 중국에 맞섰다. 후반전엔 도전적인 패스를 늘려서 더 공격적으로 했다. 수비에선 빠른 판단과 움직임으로 상대의 역습을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수십 명의 일본 취재진이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찾았다. 일본 취재진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이는 나가토모였다.
모리야스 감독은 “나가토모의 존재감이 아주 큰 경기였다”며 “나가토모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처음 A매치에 나섰지만, 어색함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어 “나가토모는 팀에서 아주 중요한 선수다. 나가토모는 중국 선수들과의 공중볼 경합, 몸싸움 등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다. 나가토모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과의 활발한 소통도 이어간다.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나가토모는 네 차례 월드컵(2010·2014·2018·2022) 포함 A매치 143경기에서 4골을 기록 중이다.
나가토모는 2007년 도쿄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나가토모는 이후 AC 체세나, 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 갈라타사라이 SK(튀르키예),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프랑스) 등을 거쳤다.
나가토모는 인터 밀란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나가토모는 인터 밀란 유니폼을 입고 210경기에서 뛰었다. 나가토모는 2010-11시즌 코파 이탈리아 우승에 이바지하는 등 인터 밀란에서만 8시즌 동안 맹활약했다. 2014-15시즌엔 인터 밀란 부주장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뽐내기도 했다.
나가토모는 2021년 9월 유럽 생활을 마무리하고 친정 팀 도쿄로 돌아와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나가토모는 2025시즌 J1리그 14경기에 출전 중이다. 선발 출전 횟수는 6회다. 교체로 출전하는 횟수가 점점 늘고 있지만, 나가토모는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이 나가토모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12일 공동취재구역에선 일본 취재진의 나가토모를 향한 엄청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가토모는 수십 명의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이어갔다.
나가토모는 이번 대회 개막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월드컵 출전에 대한 욕심을 나타냈었다.
나가토모는 “월드컵에 네 차례 나섰다고 해서 다음 월드컵이 보장된 건 아니”라며 “동아시안컵에서 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어 “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노력한다. 내가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이어가고 있는 비결”이라고 했었다.
아시아 축구 역사에서 월드컵을 5회 이상 경험한 선수는 없다.
세계 축구 역사를 봐도 리오넬 메시(38·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포르투갈), 라파엘 마르케스(46·멕시코·은퇴) 등만 보유한 대기록이다.
[용인=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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