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느림보 골퍼가 누구인지 모든 골프 팬이 알 수 있도록 특별한 조치를 내렸다. 바로 선수별 플레이 타임 공개다.
호주 골프다이제스트는 26일(한국시간) "이번주 로켓클래식부터 PGA 투어 홈페이지에 각 홀의 평균 경기 시간과 9홀, 18홀 조별 시간 데이터를 게시해 팬들에게 경기 속도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기 속도는 코스 및 홀 통계 페이지에, 조별 시간은 각 선수의 스코어카드와 함께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유례없이 강력하다. 지금까지 팬들은 어느 선수가 얼마나 느린지, 선수들은 왜 자신만 느림보 플레이로 벌타를 받았는지 쉽게 수긍하지 않았다. 앞 팀, 동반자 등 변명거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공식적으로 모든 선수의 경기 시간이 공개되면서 느림보 플레이에 대한 벌타와 벌금 등 투명성이 확보됐다.
PGA 투어는 그야말로 시간과의 전쟁 중이다. 경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청률이 뚝 떨어지고 팬마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PGA 투어는 '샷 클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첫 번째 선수는 50초, 다음 선수는 40초 이내에 샷을 하는 방식을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 전체적인 경기 시간은 줄었다.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을 고민하는 것은 바로 '거리측정기'다. 올 시즌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에서는 거리측정기 사용을 시범 운영했다. PGA 투어 데이터를 모두 처리하는 '샷링크'에 따르면 거리측정기를 사용했을 때 페어웨이 샷은 5.1초, 러프 샷은 4.9초씩 빨라졌다.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비디오 판독'을 활용하고 있다. 비디오검토센터에서 비디오 규칙 담당자는 7개의 모니터링 프로그램 외에 무려 25대의 추가 카메라에 접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