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16 01:38:58
US오픈 기간 25만여명 찾아
대회장 근처 숙소 예약 늘어
美 국세청이 1976년 만들어
1년 중 14일 안 넘으면 면세
많게는 수천만원 수익 올려
제125회 US오픈을 통해 출전 선수들만 수익을 얻는 건 아니다. 대회 개최지인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 주변에 집을 갖고 있는 오크몬트 자치구, 피츠버그 등 시민들은 US오픈 기간 임대를 통해 적게는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게 됐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도록 돕는 건 오거스타 룰(Augusta Rule)이다. 미국 국세청(IRS)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방문하는 수많은 골프팬들을 보고 단기 임대 소득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1976년 신설한 게 오거스타 룰이다.
1년에 14일 이하로 집을 임대하는 것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만큼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스포츠 빅이벤트 기간에는 오거스타 룰의 혜택을 받는 미국 시민들이 숫자가 상당하다. 올해 US오픈이 열리고 있는 오크몬트 자치구도 그 중 하나다.
인구가 6500여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인 오크몬트 자치구에는 펜실베니아주와 피츠버그에서 가구 중위소득, 가구당 평균 소득 등이 높은 편에 속해 고급 주택들이 많다. 이번 대회 기간에는 일찌감치 대부분의 고급 주택들의 예약이 마감됐다.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US오픈 출전 선수들과 스폰서 관계자, 방송 관계자 등이 이동이 편한 오크먼트 컨트리클럽 주변에 숙소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크먼트 자치구 숙소의 숫자가 제한 적인 만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1시간 이내에 자리한 피츠버그 지역에 방을 구한 선수들과 관계자들도 많다. 이들 중 몇몇은 이동 거리가 조금 더 길어도 주차가 편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피츠버그 지역에 일부러 숙소를 예약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US오픈 관계자는 “총 12일간 7명이 함께 지낼 방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호텔의 경우 각자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 부담이 너무 커 주택을 알아봤다. 다행히 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웨스트 미플린 지역에 있는 숙소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는 2만여명이 오거스타 룰로 인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한 언론은 이 기간에 숙박업체를 통해 예약된 계약 건수는 1600개가 넘고 1000만달러 가까운 수익이 창출됐다고 보도했다.
US오픈에서는 더욱 더 많은 오크먼트 자치구와 피츠버그 지역의 시민들이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스터스보다 2배 이상 많은 25만여명의 골프팬들이 오크먼트 컨트리클럽을 방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펜실베니아주 경제 개발부 한 관계자는 “US오픈을 방문한 골프팬들이 지출하는 숙소비와 식사비, 교통비 등을 더하면 금액이 엄청나다. US오픈은 대회가 열리는 지역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 매년 5억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대회가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면서 펜실베니아주도 엄청난 혜택을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주차 장소를 빌려주고 수익을 내는 오크몬트 자치구 주민들도 많았다. 연습 라운드와 1라운드가 진행된 목요일까지만 해도 하루 주차비는 50달러 전후였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주차비는 올라갔고 최종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 입구 근처의 주차비는 180달러가 됐다.
오크몬트 임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