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여름 이 사람만큼 바쁜 사람이 없었다. 6월엔 왕위전 도전5번기를 치르고 7월엔 일본에서 열린 후지쓰배 세계대회 결승과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3번기에 나갔다. 8월엔 대만에서 벌어진 중환배에서 우승했다.
32세 이창호는 왕위전에서 12연속 우승했다. 후지쓰배에서는 10세 밑 박영훈에게 져 준우승했다. 전자랜드배에서는 18세 강동윤에게 거의 이겼던 판을 놓쳐 2위에 머물렀다. 5단 강동윤은 프로 7년 만에 처음으로 큰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우승 인터뷰 때 그의 얼굴은 기뻐 보이지 않았다.
"다 진 바둑이었다. 이창호 9단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 정말 운 좋게 이겼다." 행운이 따랐지만 우승이 그리 쉬운가. 최강 이창호를 결승에서 이긴 일은 강동윤 바둑 인생에 한 획을 그었다. 속셈을 알 수 없는 수의 바둑을 보면 재미있다. 두 사람 눈과 손이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바쁘게 움직인다.
백36에 붙였다. 먼저 <참고 1도> 1로 의 움직임은 흑33이 바라는 바, 무거운 걸음이다. 백38로 <참고 2도> 끊으면 8까지 흑이 빙그레 웃는다.
[김영환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