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완 USGA 대표 인터뷰 매년 美·캐나다·日 등서 예선 골프 강국 한국에서 열수도 LPGA 거쳐 2021년부터 합류 협회 수입 4천억 모두 재투자 장애인 대회 US어댑티브 오픈 선수 육성 프로그램 등 만들어
제125회 US오픈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힌 마이크 완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USGA
마이크 완 미국골프협회(USGA) 대표는 전 세계 골프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2010년부터 11년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엄청난 발전을 이끌어낸 그는 2021년 USGA 수장이 돼 전 세계 골프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4년간 USGA에서 미국 국가 선수 육성 프로그램(USNDP), 골프장의 물 사용량을 줄이는 15-30-45 프로젝트, 장애인 골프대회 US어댑티브 오픈 창설 등 수많은 업적을 일궈낸 그가 매년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일정이 하나 있다. 올해로 제125회를 맞은 US오픈이다.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제125회 대회를 앞두고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한 완 대표는 "US오픈은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출전을 꿈꾸는 대회다. 선수들의 커리어는 물론 인생까지 바꿀 수 있는 대회가 US오픈"이라면서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대회를 만들기 위해 USGA는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제125회를 맞은 올해 대회에서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매년 20만명이 넘는 관중이 찾는 US오픈에서 발생하는 수입은 평균 2억달러(약 2742억원)에 달한다. USGA의 1년 매출이 3억~3억5000만달러(약 4101억~4790억원)인 만큼 US오픈이 USGA에 끼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미국 골프계에서 US오픈이 USGA를 움직이게 하는 '엔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완 대표는 "USGA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준비해야 하는 단체다. 50년 뒤에도 골프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US오픈 등을 통해 얻는 수익을 대부분 선수 육성, 골프장, 골프 규칙 등에 재투자하고 있다. 앞으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는 USNDP, 15-30-45 프로젝트, USGA 인터십 프로그램을 꼽았다. 완 대표는 "실력 있는 선수들을 키워내기 위해 USGA에서는 인종·지역·재정적 배경에 관계없이 주니어 선수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후원하고 있다. 주니어부터 프로 레벨까지 이어지는 USGA의 첫 번째 선수 육성 프로그램이 USNDP"라며 "15-30-45 프로젝트는 골프의 지속성을 위해 시작됐다. 향후 15년간 3000만달러를 투자해 골프장의 물 사용량을 45% 이상 절감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골프계의 발전을 일궈낼 인재를 키우기 위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처음 시작된 패스웨이 인턴십 프로그램은 올해 US오픈 기간에도 진행된다. USGA는 앞으로도 매년 5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완 대표가 USGA에 합류한 뒤 만들어낸 수많은 성과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무엇일까. 잠시 고민하던 그는 "US어댑티브 오픈 창설"이라고 답했다. 2022년 처음 창설된 이 대회에서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이 초대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LPGA 투어 커미셔너에 USGA 대표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는 비결로는 뛰어난 인재들을 채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완 대표는 "USGA에는 나보다 일을 훨씬 더 잘하는 직원이 정말 많다. 그들을 채용하고 승진시킨 덕분에 USGA가 매년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한 것은 직원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배운 뒤 실행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전 세계 골프계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골프는 국경이 없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즐기는 골퍼가 늘어나야 더욱더 나은 스포츠가 되는 게 골프"라며 "US오픈과 US여자오픈 등이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완 대표는 US오픈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예선전이 한국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귀띔했다. USGA는 매년 미국과 캐나다, 일본, 잉글랜드 등에서 예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US여자오픈 예선전만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열린 바 있다. 그는 "매년 진행되고 있는 US오픈과 US여자오픈 예선전이 한국에서도 열릴 수도 있다. 실력 있는 선수 누구나 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완 대표는 골프공 성능 제한에 대해선 "골프계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USGA는 2023년 12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함께 '헤드 스피드 시속 125마일(약 201.1㎞), 발사각 11도, 분당 회전수 2200rpm으로 때렸을 때 비거리가 317야드를 넘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이 기준은 2028년 프로 골퍼를 시작으로 2030년 아마추어 골퍼에게까지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