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03 18:46:19
GS칼텍스 매경오프 3라운드 김비오 6타 줄이며 공동 8위 공동선두 김백준·재즈에 4타차 2012년과 2022년 2승 기록해 역전우승땐 대회 사상 첫 ‘3승’ “3~4m 거리 퍼트가 승부 핵심 우승 욕심보다 내 골프에만 집중”
“GS칼텍스 매경오픈에는 우승의 맛이 있다. 18번홀 그린을 가득 채운 갤러리들의 함성과 응원이다. 그 맛을 봤기 때문에 우승이 더 간절해지는 것 같다.”
3일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공동 8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김비오가 두 번이나 느꼈던 ‘구름 관중 앞 우승 맛’을 떠올렸다.
김비오는 지난 2012년에 이어 딱 10년 뒤인 2022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에 올랐다. 한 번만 더 우승하면 ‘대회 사상 첫 3승’ 주인공이 된다.
가능성은 점점 커진다. 김비오의 경기 감각이 점점 날카로워 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비오는 첫날 2타를 잃었고 2라운드 때에도 타수를 줄이지 못해 이븐파 71타를 적어내며 중간합계 2오버파 144타, 공동 62위로 간신히 컷통과를 했다. 하지만 퍼트가 살아난 3라운드에 대 반격을 시작했다. 이글 1개와 버디 5개, 그리고 보기 1개로 무려 6언더파 65타로 이날 출전한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를 냈다. 순위도 무려 54계단이나 끌어올렸다.
공동선두에 오른 김백준과 재즈 쩬와타나논(태국·중간합계 8언더파 205타)에 4타밖에 뒤지지 않았다. 코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최종일 가장 빠른 유리판 그린이 조성되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역전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김비오는 “오늘은 전반적으로 다 잘 됐다. 티샷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큰 흠 없이 잘 됐고, 그린도 부드러워 공격적으로 친 아이언샷도 결과가 좋았다”고 돌아본 뒤 “날씨가 생각보다 차가웠고 돌풍도 많이 불었지만 캐디 형과 즐겁게 즐기려고 했고 마무리까지 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추운 날씨에도 10번홀에서 출발하는 저를 보기 위해서 갤러리들이 와주셨다.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내일 하루도 기대된다”며 웃어보였다.
두 번이나 남서울CC의 제왕으로 우뚝 섰던 김비오는 ‘남서울 마의 홀’에서도 모두 파를 잡아내며 베테랑의 저력을 보였다. 한국에서 가장 어렵다고 손꼽히는 16번홀(파4)에서는 두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지만 예리한 벙커샷으로 손쉽게 파로 막아냈고, 이어 17번과 18번홀에서도 안정적인 쇼트게임과 퍼트를 앞세워 타수를 지켜냈다.
오늘 가장 기분 좋은 홀은 6번홀(파3)다. 김비오는 “원래 남서울CC에서 파3홀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닌데 오늘 6번홀에서는 홀인원을 할 뻔했다. 홀 바로 옆에 공이 멈췄는데 많은 갤러리 분들이 환호해주셔서 더 짜릿했다”고 돌아봤다.
이제 우승 경쟁을 펼칠 18홀이 남았다. 김비오는 승부의 핵심을 ‘3~4m 거리 퍼트’라고 말했다. “예전에도 남서울 공략법 질문을 받으면 드라이버샷이나 아이언샷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퍼트다”라고 강조한 김비오는 “이곳에서는 내리막이나 어려운 첫 번째 퍼트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누가 더 잘 세이브 하고 그 과정 안에서 기회를 잘 잡는 선수가 영광스러운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비오는 대회 첫날 퍼트가 자꾸 왼쪽으로 향하는 듯한 느낌이 들자, 자신이 사용하던 예전 퍼터 4~5개를 연습그린으로 가져와 다 쳐본 뒤, 예전에 쓰던 핑 퍼터를 골라 들었다. 그러자 버디가 늘고 역전 우승까지 노릴 수 있는 순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우승을 생각하며 경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밑에서 치고 올라갈 수도 있고, 선두권에서 내려오기도 쉬운 골프장이 바로 남서울CC다. 우승 욕심보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김비오는 “최종라운드도 부담스러운 라운드겠지만 결과는 내가 관여할 수 없다. 실수한 것이나 아쉬운 것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내일 또 내 경기에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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