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02 07:55:00
“우승하면 우리 팬들과 야구장 데이트를 해보고 싶다. LG 트윈스 선수들이 요즘 안타 치면 농구 세리머니를 해주더라. 그 응원에 꼭 보답하고 싶다. 팬들과 잠실구장에서 LG를 응원하며 맛난 것도 먹고 마음껏 즐기고 싶다.” 창원 LG 양준석의 바람이다.
LG가 2024-25시즌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한 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따돌렸다. LG는 현대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3경기를 모두 이겼다.
LG가 챔프전에 오른 건 2013-14시즌 이후 11시즌 만이다.
LG는 1997년 출범한 KBL(한국농구연맹)에서 단 한 번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적이 없다.
LG는 간절하다.
LG 조상현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고 3년 차 시즌”이라며 “첫해와 두 번째 해엔 챔프전에 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챔프전까지 올라왔다.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우리 팬들과 함께 LG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의 간절함도 조 감독 못지않다.
프로 3년 차 KBL 정상급 가드로 올라선 양준석은 “LG에서 지난 두 시즌 동안 좋은 결과를 못 냈다”며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올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줬다. 선수들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걸 느꼈다. 챔프전까지 왔다. 창단 첫 우승을 꼭 달성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프로 2년 차 유기상 역시 “패기를 앞세워 챔프전까지 왔다”며 “자만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린 KBL 최고의 팬들과 함께한다. 4강전에서 보셨다시피 원정도 홈처럼 만들어주시는 분들이다. 홈에선 상대를 압도할 수 있게끔 해주신다. 팬들에게 이번 챔프전을 축제로 만들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LG의 올 시즌 챔프전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 팀 서울 SK다.
LG는 SK와의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1승 5패로 밀렸다.
하지만, 단기전은 다르다는 게 LG의 생각이다.
조 감독은 “정규리그 전적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며 “SK가 강한 팀이지만 그런 팀과 비등비등한 경기를 펼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아셈 마레이가 빠진 상태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SK와의 경기에서 점수 차도 크지 않았다. 대부분 4쿼터에 무너졌다.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조금만 보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LG는 마레이, 칼 타마요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유기상은 “SK 자밀 워니가 아주 좋은 선수인 건 맞다”면서도 “우리 마레이도 워니에 뒤처지지 않는 기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마레이가 챔프전에선 더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레이는 LG 유니폼을 입고 KBL에 데뷔한 2021-22시즌부터 4시즌 연속 리바운드 1위를 기록한 외국인 센터다.
마레이는 올 시즌 정규리그 39경기에선 경기당 평균 16.1득점 13.1리바운드 4.5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했다.
LG가 기대하는 또 한 명의 선수는 ‘필리핀 특급’ 타마요다. 타마요는 올 시즌 LG에서 KBL 데뷔를 알린 202cm 포워드다.
타마요는 올 시즌 정규리그 50경기에서 평균 15.1득점 5.8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타마요는 첫 플레이오프에서도 긴장한 기색이 없었다. 타마요는 4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15득점 4.7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타마요는 경기를 치를수록 LG 농구에 녹아들며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유기상은 “타마요가 파워 포워드 대결에서 압도해 준다면 우리가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챔프전은 1차전이 중요하다.
역대 27차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70.4%(19회)다.
2024-25시즌 챔프전은 5월 5일 SK의 홈구장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오후 2시 시작된다.
[신사(서울)=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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