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을 앞두고 체력을 키우고 메디힐로 모자를 바꿔 쓴 김아림이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개막전 첫날부터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3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1라운드에서 김아림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냈다.
7언더파 65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공동 2위(3언더파 69타) 고진영과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에게 4타나 앞선 단독 1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흠이 없었다.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67야드에 페어웨이 안착률은 85.7%(12/14)나 됐다. 또 아이언샷도 날카로워 그린 적중률도 88.9%(16/18)에 달했고 퍼트도 단 27개만 하며 필드를 지배했다. 그린을 놓쳐도 문제가 없었다. 김아림은 이날 13번홀(파3)에서는 그린 밖에서 칩인 버디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물오른 경기 감각을 선보인 김아림은 "샷도 좋았고 모든 것이 좋았다"고 돌아본 뒤 "지난해 최종전을 마친 뒤 한국에서 3주 반가량 머물렀고, 2주 전에 미국 올랜도로 이동해 훈련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 결과가 더 놀랍다"고 밝혔다.
훈련 기간은 2주로 짧았지만, 효과가 있었다. 김아림은 "1월에는 샷 연습 대신 주로 체력 훈련을 하면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한 뒤 "올랜도에서 훈련했던 코스와 대회 장소의 잔디가 버뮤다종으로 비슷해 빨리 적응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대회는 개막전이면서 동시에 '왕중왕전'이다. 참가 자격은 최근 2년 동안 우승을 한 선수. 김아림은 지난해 롯데 챔피언십 우승으로 출전 자격을 획득했고, 개막전에는 3년 만에 출전했다.
샷의 구질을 다양하게 한 것도 도움이 됐다. 김아림은 "작년까지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 구질을 쳤고 가끔 컨트롤이 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며 "지금도 드로 구질을 치긴 하지만, 컨트롤에 유리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페이드 구질을 치려고 노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2년간 최고의 성적을 낸 32명이 참가한 개막전에 한국 선수는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선두로 나선 김아림과 함께 고진영이 공동 2위, 유해란이 공동 4위(2언더파 70타)에 오르며 개막전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