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4.08.18 08:40:00
“체크 스윙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데…”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체크 스윙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자는 의견에 찬성이다. 단 전제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체크 스윙에 관한 비디오 판독 횟수를 따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LG전에서 이례적으로 ‘극대노’했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KIA가 0-2로 뒤진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있던 KIA 좌완 불펜 자원 이준영은 오지환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0B-2S에서 이준영은 3구로 133km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오지환은 방망이를 휘두르려다 황급히 멈췄고, 문동균 3루심은 노 스윙을 선언했다. 중계화면상 오지환의 배트는 반 이상 돈 것으로 보였다.
그러자 이범호 감독이 즉각 그라운드로 나와 문동균 3루심에게 항의했다. 평소 사람 좋은 것으로 유명한 이 감독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력하게 어필한 뒤 더그아웃으로 복귀했다.
사령탑의 이러한 행동이 선수단에게 어떤 메시지가 되었을까. KIA는 9회초 나온 김도영의 1타점 좌중월 적시타와 나성범의 우월 2점포를 앞세워 해당 경기를 3-2로 잡아냈다.
과연 이범호 감독이 그토록 화를 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17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이에 대해 “받는 느낌을 그대로 딱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생각한다. 심판 분들도 보기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그 판단 하나에 (이)준영이가 공을 더 던졌다. 그렇게 되면 내일 우리가 이 선수를 등판 못 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LG랑 상대할 때 왼손 투수를 3명 보유하고 있는 것과 4명 보유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부분에서 공 개수를 아낄 수 있으면 아끼고 한 번 더 던질 수 있는 날짜를 잡는 것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어제 같은 경우 모든 사람들이 봤을 때 그렇게 많이 나갔는데, (문동균 3루심) 본인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노 (스윙) 판정이 나왔다. 제가 봤을 때 노 (스윙)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나가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는 체크 스윙은 1루심이나 3루심이 완벽하게 캐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올 시즌 몇몇 감독들은 체크 스윙 여부도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자 주장하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도 이에 대해 찬성이다. 단 전제조건이 있었다. 현행 비디오 판독은 경기당 2회, 연장 진행시 추가 1회가 주어지는데, 체크 스윙 여부를 비디오 판독에 넣을 시 판독 횟수를 따로 잡아야 한다는 것.
이 감독은 “체크 스윙 여부를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데, 체크 스윙이 들어가면 확실하게 체크 스윙만의 판독 횟수는 있어야 된다 생각한다”며 “(기존) 두 번에 집어넣으면 체크 스윙에 절대 사용을 못 한다. 세이프, 아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체크 스윙 여부 비디오 판독 횟수를) 두 번이면 두 번, 아니면 한 번인데 성공을 하면 한 번 더 등 이런 것을 해주신다면 저는 확실한 찬성”이라며 “그게 아니고 ‘(기존) 두 번 안에 집어넣을 테니 알아서 판단해라’하면은 그것은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찾아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