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헌법재판소 소장과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본격적인 '헌재 공백 채우기'에 나섰다. 지난 4일 대통령 취임 이후 22일 만이다. 이 대통령의 공식 임명까지 이어지면 현재 7인 체제로 돌아가는 헌재가 곧 '9인 완전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헌재소장 후보자로 김상환 전 대법관(59·사법연수원 20기)을 지명했다. 대전 보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김 후보자는 1994년 판사로 임관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헌재 헌법연구관·헌재 연구부장·대법관·법원행정처장 등을 거쳤다. 현재는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는 헌재 헌법연구관과 대법관 등을 역임한 법관 출신으로 헌법과 법률 이론에 해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라며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헌법 해석에 통찰력을 더해줄 적임자"라고 밝혔다.
헌법재판관 후보자엔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56·사법연수원 23기)가 지명됐다. 오 후보자는 서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사법학과를 전공했다. 1994년 판사 생활을 시작해 특허법원 부장판사·서울고법 부장판사·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역임했다. 지금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있다. 강 비서실장은 "오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총괄재판연구관, 선임재판연구관 및 수석재판연구관을 역임한 판사로 법원에서도 손꼽히는 탁월한 법관"이라며 "헌재 판단에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가 헌재에 대한 신뢰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 비서실장은 "이번 인사는 헌재 회복을 위한 첫걸음으로 위험 수위에 달했던 헌재 흔들기를 끝내고 헌법 재판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독립성을 더 높이려는 인사"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와 오 후보자는 모두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최종 임명되면 진보 성향 헌법재판관은 기존 정계선·마은혁 재판관과 중도진보 성향인 정정미 재판관까지 포함해 총 5명이 된다. 이 경우 헌재는 '진보 우위' 구도로 복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