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임금 통계 분석해보니 정규직 등 상용근로자 월급 1년만에 2.8% 올라 421만원 임시일용직은 월178만원 벌어 근로시간 줄며 되레 수입 감소 금융·보험종사자 744만원 1위 가장 소득 낮은 업종은 요식업
'보통의 대한민국 근로자'는 올해 4월 기준으로 평균 397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받은 월급은 4월 한 달 동안 총 165.5시간을 일한 대가였다. 보통의 근로자는 대부분 제조업에서 일한다. 그러나 그 터전이 흔들리고 있다. 20개월째 일자리가 줄고 있어서다.
고용노동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5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근로자 1인당 명목임금은 397만1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0.6% 오른 341만2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임금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금융 및 보험업이 가장 높았다. 금융 및 보험업은 전년 동기 대비 6.1% 오른 744만2000원이었다.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은 589만1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218만3000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의 경우 1인당 월평균 임금은 421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정액급여는 361만3000원(2.7%), 초과급여는 24만6000원(2.8%), 특별급여는 35만6000원(3.6%) 수준이었다. 정액급여는 일반 급여에 직책수당, 근속수당, 가족수당 등을 더한 개념이고 초과급여는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에 따라 지급되는 시간 외 수당이다. 또 특별급여는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 성과급, 명절 보너스를 가리킨다. 이들은 전년 동기보다 6.5시간 더 일해 총 174.2시간을 근무했다. 월력상 근로일수가 전년 대비 1일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임시일용직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1% 감소한 178만6000원을 벌었다. 이들의 근로시간은 87.3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시간 줄었다.
상용근로자의 임금이 2.8% 오를 때 임시일용직은 되레 3.1%나 감소한것은 건설업 불황 때문이다. 김재훈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건설업 임시일용근로자 수와 근로시간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건설업 종사자 수는 큰 폭으로 줄며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채용 인원은 무려 4만6000명(-15.3%) 줄었다.
김 과장은 "통상 건설업 고용시장에는 계절성이 있는데, 감소 추세로 돌아선 이래 계절성이 두드러지지 않을 만큼 쭉 빠지고 있다"며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암울한 것은 전체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제조업 종사자 숫자는 2023년 10월부터 20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경북 지역 산업단지에 위치한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이 모씨는 "국내 제조업에는 미래가 없다"는 이유로 이직을 준비 중이다. 이씨는 "꿈꾸던 직장에 입사했지만 막상 들어와보니 중국과 경쟁에 밀려 결국 회사가 살아남기 어려워 보인다"며 "아예 직종을 바꾸려고 퇴근 후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어 이씨의 이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또는 경력으로 채용되거나 복직·전직한 노동자를 뜻하는 입직자는 86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직자들의 취업 문은 더욱 좁아졌다. 이날 고용부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올해 2~3분기 채용 계획 규모를 5만명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줄어든 수치다.
취업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인 30대 진 모씨는 지난해 200만원 초반 정도의 월급을 받던 작은 게임회사에서 퇴사했다. 진씨는 "퇴사하고 이력서를 50곳도 넘게 냈지만 다 떨어졌다"며 "당분간 쉬면서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채용 계획 인원이 많은 상위 5개 직종은 경영·행정·사무직(6만4000명), 영업·판매직(5만명), 음식 서비스직(4만6000명), 운전·운송직(3만9000명), 기계 설치·정비·생산직(2만4000명)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