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1위 키트루다 특허만료 바이오시밀러 '뜨거운 경쟁' 셀트리온, 임상3상 계획 승인 삼성에피스 임상 1·3상 속도 종근당도 신규 후보물질 도입 특허 지키려는 미국 머크는 알테오젠 기술로 방어 나서
"43조원어치씩 팔리는 '꿈의 항암제' 키트루다 시장을 잡아라!"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미국 머크(MSD)가 개발한 키트루다는 작년에만 295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면역항암제다. 2028년부터 이 블록버스터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는데,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앞다퉈 도전장을 냈다.
셀트리온은 지난 28일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지난 1월 IND를 제출한 이후 3개월 만이다. 셀트리온은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606명을 대상으로 CT-P51과 키트루다의 유효성·안전성을 비교해 유사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CT-P51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이 승인된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임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기업 입장에서 키트루다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키트루다는 지난 10년 가까이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자리를 지켜온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제치고 2023년 왕좌를 차지한 제품이다.
주요 치료 목표(적응증)인 암만 13종이 넘고, 다른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계속 입증되고 있다. 현재 키트루다가 확보한 적응증은 40개 이상이다. 셀트리온 측은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약물이 허가받은 다른 종류의 비소세포폐암 등 모든 적응증에 대한 허가 승인을 통해 시장 확대와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8년까지 키트루다 외에 특허가 만료되는 굵직한 의약품이 거의 없다는 점도 경쟁이 불붙은 요인이다. 2023년 이후 최근 1~2년 새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애브비 '휴미라', 바이엘과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등의 특허가 연달아 만료됐다. 이들 의약품 모두 전 세계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드는 초대형 의약품이었는데, 2025년부터는 한동안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신규 진입이 가능한 눈에 띄는 대형 시장이 없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은 지난해 3월 글로벌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앞서 같은 해 1월부터 한국을 포함해 4개국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갔는데,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1상·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오버랩(Overlap)' 전략을 택했다.
다만 글로벌 경쟁이 만만치 않다. 종근당도 싱가포르 제약사 파보렉스에서 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 판권을 도입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스위스 산도스와 미국 암젠, 중국 바이오테라솔루션스 등도 도전하고 있다. 산도스와 암젠의 경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에 돌입했다.
43조원 시장을 빼앗길 수 없는 오리지널 의약품 회사 머크도 방어에 나섰다. 물질 특허 외에 다양한 특허 장벽을 세워 놓은 것은 물론, 제형을 바꾸는 등 다양한 특허 방어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정맥주사(IV) 제형으로만 제공되는 키트루다에 대해 알테오젠의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키트루다 SC 제형 개발이 완료되면 신규 특허를 통해 2030년 중반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머크는 올해 '키트루다SC'를 출시하는 한편 2028년까지 전체 키트루다 매출의 약 50%를 SC 제형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