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2.01 08:12:42
수차례 극단 시도…“창자 끊어질 듯 괴롭다” 호소 “지속적인 괴롭힘과 방관한 정황이 결합된 중대한 사회적 문제”
지난해 9월 숨진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가 생전에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MBC가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다.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다음 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MBC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故)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는 법률가 등 복수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며 회사 내 인사 고충 관련 조직의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정확한 조사를 뒷받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주말 사이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주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인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직후 내부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지금까지 확보된 사전 조사 자료 일체를 위원회에 제공해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 2021년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MBC에 입사했던 고인은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이 사실은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지난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약 2750자)의 분량의 유서가 발견돼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유족은 지난 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인의 동료 직원을 상대로 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유족은 “다시 그 시점으로 가서 그 고통을 멈추게 막아주고 싶었고 직장 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폭력이나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31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지난해 9월 6일 첫 시도를 했고, 이후 한 번 더 시도했다. 결국 9월 15일 사망했다”며 “정신과를 10여군데 다니면서 약을 처방받고 병원 두 군데에서는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또, 가족에게 “직장 생활이 힘들다” “등뼈가 부러질 것처럼 아프고, 창자가 끊어질 것처럼 괴롭다” “차라리 편안해지고 싶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C 안형준 사장과 부서 책임자, 동료 직원 등을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과실치사,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A씨는 “고 오요안나 씨 사건은 단순한 직장 내 갈등이 아니라,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를 방관한 정황이 결합된 중대한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하며“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했다는 의혹 뿐 아니라, 사망 이후 부고가 게시되지 않은 점 또한 조직적 증거 인멸 가능성을 시사하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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