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04 20:28:34
[강훈식 비서실장 발탁 배경] 충남 출신 민주당 3선 의원 손학규·문재인 캠프 거치며 선거 전략 총괄한 ‘전략통’ 친명 계파색 옅은 중도성향 李대통령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일할 현장형 참모”
이재명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충남 아산을)은 빠른 두뇌 회전과 밑바닥을 훑는 스킨십 능력을 동시에 갖춘 정치인으로 꼽힌다. 전략과 조직에 두루 능해 큰 선거 때마다 그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그렇다고 이른바 ‘찐명’으로 꼽히진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20대 대선부터 호흡을 맞췄으나 적당한 거리를 두며 스스로 성장해온 스타일이다. 그런 강 비서실장을 이 대통령은 눈여겨봐왔다. 어쩌면 이 대통령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정치인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1973년생인 강 실장은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첫 1970년대생이다. 대통령실은 “젊은 참모를 기용해 산적한 현안을 역동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민주당에서 일찌감치 대표적 전략통으로 불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 손학규·이해찬·안희정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과 함께하며 선거 전략을 만든 경험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를 ‘꾀돌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 대통령 경선 캠프의 총괄본부장, 본선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강 실장은 20대 대선에서도 이 대통령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강 실장과 함께 식사를 하며 캠프에 합류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 실장을 임명하면서 “참모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일하는 현장형 참모라고 생각한다”며 “빠른 이해력으로 국민과 대화하는 브리지형 인물로 국정 운영 조정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강 실장은 3연속 당선된 안정적인 지역구를 포기하고 새 정부 성공과 민생 회복을 위해 합류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강 실장은 197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건국대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했다. 학창 시절에는 건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내며 학생운동을 했다.
졸업 후에는 기업인으로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00년 의류회사 ‘신훈패션’을 창업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티셔츠를 제작하면서 성공을 거뒀다.
운동권 출신이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짙지 않은 중립 성향으로 평가된다. 2022년도 전당대회에서는 당내 차세대 의원 모임인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 대표 주자로서 이 대통령과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도 했다. 당시 예비 경선을 통과하며 당내 입지를 키웠다.
계파 갈등이 격화되던 시기에는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대표로서 당시 이재명 당 대표와 간담회를 주도했다. 당이 내홍을 겪는 가운데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강 실장의 조율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정계 입문은 2004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보좌관으로 시작했다. 이후 2007년 손학규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실장과 민주당 부대변인 및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다.
2017년 대선 때는 안희정 캠프의 공동대변인에 이어 문재인 후보 본선 캠프를 거치며 대선을 체험했다. 그리고 충남 아산에서 세 차례 도전한 끝에 2016년 20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에는 내리 3선을 기록했다.
국회 입성 후 이해찬 당 대표 체제에서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선임됐고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서 부원장을 맡아 당의 장기 전략과 방향을 짰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수석대변인 등 당직도 두루 맡았다. 의원 연구모임 활동도 활발히 했다. 2022년에는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국회 공식 연구모임 ‘유니콘팜’을 여야 의원과 함께 만들기도 했다. 그는 사석에서 “나는 정치인이자 기업인”이라며 벤처 기업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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