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모리카와 도모히코 쇼치쿠벤처스 이사 전통 엔터기업 쇼치쿠그룹 다양한 문화·게임사업 투자 日시장 특화된 애니메이션 한국 스타트업 도전해볼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같은 사례는 늘어날 것이고 더 나와야 합니다. 일본은 한국 콘텐츠를 배우고 한국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모리카와 도모히코 쇼치쿠벤처스 이사가 최근 매일경제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전 세계를 강타한 케데헌 열풍을 언급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K팝과 퇴마 판타지가 만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과 음식, 까치와 호랑이 등 한국의 문화적 요소를 바탕으로 일본 소니픽처스애니메이션이 제작하고 이를 미국 기업인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 배급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모리카와 이사는 한일 간 협업이 더욱 늘어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일 간 스타트업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쇼치쿠벤처스는 디캠프와도 지속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쇼치쿠벤처스는 지난해 디캠프의 '모크토크: 일본 콘텐츠' 프로그램에 파트너로 참여해 한국 스타트업들을 만나기도 했다.
모리카와 이사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일본 스타트업과 달리 의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일본은 우선 이야기를 듣고 뭔가 시작하려고 한다면 한국분들은 우리가 어떤 것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의욕적으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모리카와 이사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할 때 주의할 점도 조언했다. 그는 "일본은 아직 스타트업 친화적인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한국 스타트업들은 완성된 제품이 없어도 우선 도전하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서 제품 등 해결책을 준비해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리카와 이사는 디캠프와의 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디캠프가 의욕적이면서도 실력 있고 좋은 한국 스타트업을 많이 매칭해줬다"며 "향후 디캠프와 공동으로 한국과 일본의 스타트업을 서로 양국에 소개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11월 일본 현지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인큐베이팅 시설을 새롭게 구축하고자 한다"며 "한국과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리카와 이사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특히 '게임과 애니메이션' 분야에 도전해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인디게임과 일본이 특화된 애니메이션 등을 주목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쇼치쿠벤처스는 2022년 쇼치쿠그룹의 기업벤처캐피털(CVC)로 출범했다. 쇼치쿠그룹은 1895년 설립된 일본 대표 전통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영화 제작·배급·상영, 가부키·연예 매니지먼트 등을 핵심 사업으로 영위한다. 쇼치쿠벤처스는 '이 나라의 엔터테인먼트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자'는 것을 모토로 엔터테인먼트 전반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모리카와 이사는 "최근 오픈이노베이션 등의 영향을 받아 기존 쇼치쿠그룹이 진행하는 영화와 연극 외 다른 산업으로도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자 했기에 CVC를 설립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쇼치쿠벤처스는 확장현실(XR), 웹3, 게임 등에 투자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쉬운 분야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으며 엔터테인먼트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모리카와 이사는 "쇼치쿠그룹과 함께 신규 사업을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적극 투자하려고 한다"며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확인하면서 쇼치쿠그룹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모리카와 이사는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이 늘어나고 있어 한일 간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쇼치쿠도 새로운 스타트업들과 함께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