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7.30 07:54:48
‘헤이링’ 개발한 박현무 하이퍼노바 대표
“앱을 켜는 것도 귀찮은 당신에게 인공지능(AI)이 먼저 전화합니다.”
영어 앱을 깔아놓고도 열지 않는 이들을 위해 AI가 먼저 손을 내민다. 스타트업 하이퍼노바가 만든 AI 전화 영어 서비스 ‘헤이링’은 사용자가 설정한 시간에 맞춰 직접 전화를 걸어 영어 대화를 유도한다. 영어 공부의 가장 큰 적인 ‘귀찮음’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다.
박현무 하이퍼노바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공부는 원래 재미없고 하기 싫은 것”이라며 “시장에 좋은 영어 학습 앱이 많지만 그들이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사용자가 꾸준히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헤이링은 이 같은 사용자 심리를 고려해 학습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헤이링의 가장 큰 전략은 사용자가 일단 앱에 들어가게 하는 것 그 자체라는 게 박 대표 설명이다.
헤이링 사용자는 365일 24시간 원하는 시간대를 자유롭게 선택해 전화 영어를 이용할 수 있다. AI가 사용자가 설정한 날짜와 시간에 맞춰 직접 전화를 걸어준다. 사용자가 바로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최대 세 차례까지 전화를 걸어 연결을 시도한다.
이 전략은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헤이링에 따르면 학습 14일 기준 리텐션(재사용률)이 30~40%로, 전 세계 교육 앱 평균인 2~5%에 비해 10배 정도 높다. 유료 결제 전환율도 기존 영어 학습 서비스 대비 약 4~5배 높은 수준이다.
헤이링의 또 다른 강점은 AI 대화의 자연스러움이다. 박 대표는 “유저들이 진짜 원하는 건 내가 영어를 잘 못해도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라며 “유저가 제대로 문장을 구사하지 못하고 단어만 나열해도 AI가 잘 알아듣고 대화를 이어가준다”고 설명했다.
AI는 단순히 대화를 이어가는 수준을 넘어 예전에 한 말을 기억하고 대화에 반영한다. 실제로 과거 대화에서 ‘IT(정보기술) 업계를 취재 중’이라고 밝힌 기자가 다음 헤이링과의 통화에 들어가자 AI는 “요즘 IT 업계 취재는 어때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냈다.
대화가 끝나면 AI는 사용자의 평균 발화 속도, 유창성, 주요 표현 등을 분석해 맞춤형 피드백 리포트를 자동으로 제공한다. 과거 사람이 일일이 전화를 걸고 수동으로 작성하던 피드백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차별화된 접근 방식은 실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하이퍼노바는 올해 1분기 매출 1억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달 벤처캐피털 스프링캠프로부터 추가 투자도 유치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에 선정돼 연구개발(R&D)과 해외 마케팅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단순한 영어 공부를 넘어서 사용자가 원하는 지식과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대화 파트너로 헤이링을 진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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