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해 조작한 목소리로 지인·가족을 사칭하거나 인질극을 벌이는 형태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고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의 상용화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공개한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오는 30일 자사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안티딥보이스는 AI가 위·변조한 목소리를 판별하는 기술로, LG유플러스는 이 기술의 경우 개인정보가 고객 스마트폰에만 저장되는 온디바이스 형태로 상용화한 세계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AI 엔진에 약 3000시간 분량의 통화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3000시간은 통화 건수로 약 200만건에 해당하는 양이다. 완성된 '안티딥보이스'는 위조된 목소리의 부자연스러운 발음을 찾아내거나 음성 주파수의 비정상 패턴을 탐지하는 과정을 통해 진위를 판별한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특히 안티딥보이스 기술은 익시오를 통해 통화 중인 상대방의 목소리가 위·변조됐다는 사실을 판단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약 5초 남짓이다. 가령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가 위·변조된 경우 익시오는 팝업 알림을 통해 고객에게 위험을 전달한다.
한발 더 나아가 LG유플러스는 AI가 합성한 얼굴을 활용한 범죄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티딥페이크' 기술도 개발해, 현재 상용화를 위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분석하고 합성된 영상에 남아 있는 비자연적인 흔적을 탐지해 합성 여부를 판별한다. 픽셀 단위의 질감이나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흔적으로는 남는 패턴의 불균형, 프레임 간 일관성이 떨어지는 현상 등을 분석해 합성 여부를 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