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논알코올(Non-Alcohol) 맥주가 주류의 훌륭한 대체재로 떠올랐다. 실제로 논알코올 맥주는 우리가 흔히 먹는 된장보다 알코올 함량이 적다.
논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함량에 따라 '무알코올'과 '비알코올'로 나뉜다. 무알코올은 0%, 비알코올은 0.01~0.05% 정도다. 이는 공정 차이에서 비롯되는데, 무알코올 맥주는 발효 과정 없이 맥주의 향을 음료에 첨가해 만든다. 즉 '맥주 맛 음료'라고 이해하면 쉽다. 반면 비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똑같은 발효 제조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을 분리한다. 그래도 알코올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어서 소량의 알코올이 남게 된다.
비알코올 맥주가 알코올을 함유했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된장, 고추장, 식빵, 익은 바나나 등에는 비알코올 맥주보다 많은 알코올이 들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식품과 연구에 따르면 된장에는 평균 0.45%, 고추장은 1.39%, 간장은 1.11%의 알코올이 있다. 또 2016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공과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00g 기준 잘 익은 바나나는 0.04%, 식빵은 0.1~0.3%의 알코올을 포함한다. 이 정도의 알코올은 우리 신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논알코올 맥주는 일반 식품과 알코올 함량이 비슷하더라도 성인용 음료로 분류된다. 마트나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도 성인인증이 필수다. 식당에서도 미성년자에게는 판매가 금지된다.
논알코올 맥주 시장은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관련 법 개정까지 더해져 탄력을 받았다. 지난해 5월 공포된 '주류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종합주류도매업자는 논알코올 맥주를 일반 주류와 함께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다. 이전까지 논알코올 음료는 마트 혹은 온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으나 소비자는 이제 식당에서도 논알코올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이에 주류업계는 발 빠르게 다양한 논알코올 맥주를 공급하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음료시장 규모는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2년 만에 55.2% 커졌다. 2027년에는 946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오비맥주의 비알콜 맥주 '카스 0.0'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식당에 적합한 카스 0.0의 병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오비맥주는 '카스 레몬 스퀴즈 0.0' 등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도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 4월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 무알코올 음료 최초로 카스 0.0 부스를 운영하고, 논알코올 음료의 실용적 매력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음료도 '하이트진로 0.0'을 필두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지난해 열대과일 맛을 담은 후속작 '하이트제로0.00 포멜로'를 내놓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초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클리어 0.5'를 합친 '클라우드 논알코올릭'을 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