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20 18:16:45
호텔 HDC, 창립 20주년 맞아 포럼 개최 콘텐츠 확대와 고객경험 중심 전략 발표 서울원 메리어트·두산타워 호텔 개발 추진 프랑스 디저트 ‘피에르 에르메’ 국내 도입
호텔 HDC가 지난 19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서울 강남 소노펠리체에서 ‘호텔 투자환경의 변화 및 전망’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지난 20년간의 성장 기록과 함께 향후 비전을 공개했다.
포럼은 이성용 호텔 HDC 대표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년이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십 기반의 안정적 성장기였다면 앞으로의 20년은 콘텐츠 확대와 고객경험 중심의 호스피탈리티 전략이 될 것”이라며 “호텔을 숙박시설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하는 HDC만의 운영 전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텔 HDC는 앞으로 국내 도심, 복합개발지, 주요 관광거점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호텔 자산 개발과 운영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호텔 HDC는 2005년 파크 하얏트 서울 개관을 시작으로 파크 하얏트 부산(2013), 안다즈 서울 강남(2019), 보코 서울 명동(2024)까지 차례로 개장하며 국내 럭셔리·라이프스타일 호텔 시장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개발과 운영 스펙트럼을 확장해온 호텔 HDC는 새로운 도심 프로젝트에 속도를 낸다.
현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일대에서 추진 중인 4조5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 ‘서울원 프로젝트’ 내에 메리어트 호텔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대문 두산타워를 리디자인하는 두산타워 컨버전 프로젝트에서는 글로벌 최상위 럭셔리 호텔 브랜드를 도입해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식음(F&B) 경쟁력 확보와 콘텐츠 중심 사업 확장도 본격화한다.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é)’와 국내 사업을 협의 중이다. 내년 초 매장 오픈을 목표로 사업화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피에르 에르메는 파티시에 피에르 에르메가 1997년 설립한 브랜드로 마카롱과 페이스트리, 초콜릿으로 미식가들의 인지도를 쌓아왔다.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영국 런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전 세계 20개국에서 약 1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포시즌스 리야드, 리츠칼튼 교토, 파크 하얏트 니세코 등 글로벌 럭셔리 호텔들과 협업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호텔 HDC 사업개발팀 관계자는 “피에르 에르메는 디저트 브랜드를 넘어 호텔 전반의 미식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현재 사업 구조와 국내 도입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며, 성공적인 론칭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 HDC는 20주년 기념 영상을 통해 그간의 발자취를 공유했다. 이어 파크 하얏트 서울 인테리어를 맡았던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수퍼포테이토(Super Potato) 수석 디자이너 출신 노리히코 신야(Norihiko Shinya)가 무대에 섰다. 그는 한국에서 작업한 대표작으로 파크 하얏트 서울과 파크 하얏트 부산을 꼽았고 파크 하얏트 서울 디자인 철학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본질적인 요소만 남긴 미니멀리스트 디자인(Minimalist Design) △환경친화적이고 동양과 서양의 요소를 가미하고 현지 전통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재료가 인테리어에 사용된 업사이클링 소재(Upcycling Materials) △공간을 섬세하게 연출하는 예술적 조명(Artistic Lighting)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을 조화시켜가면서 현지의 전통 분야 및 고유 디자인 방식을 활용한 지역문화(Local Culture) 등이었다.
기조 발표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 코리아의 호텔팀 김민준 이사가 맡았다. 패널로는 △김대관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장 △김성은 한국관광공사 실장 △딜로이트 컨설팅 및 자산운용사 임원들이 참여해 변화하는 호텔 투자 시장의 구조와 흐름을 짚었다.
김민준 존스랑라살 이사는 국내 호텔 투자 시장이 중요한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시기와 한류의 국제적 확산이 맞물리며 국내 관광·숙박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불확실성’을 꼽았다. 김 이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 이후 이어진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등 복합적 요인으로 전 세계 투자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다고 짚었다. 이어 “아태 지역 방문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고 관광 소비 역시 거의 원상 복귀하며 호텔 자산에 대한 투자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며 “국내에선 호텔과 오피스 자산에 대한 선호가 여전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공실률이 높아진 오피스 자산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고, 그 반사 효과로 호텔에 주목하는 흐름이 감지된다”라고 김 이사는 설명했다.
호텔 투자에 대해 김 이사는 “팬데믹 직후 호텔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리스크 자산으로 분류돼 투자 회피 현상이 강했지만 2022년 이후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다”며 “오피스나 리테일보다 회복 탄력성이 높다는 점이 투자자 시선을 끌었고 특히 고급 호텔과 리조트는 보복 여행 수요와 럭셔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객실 평균 단가(ADR)와 객실당 수익(RevPAR)이 팬데믹 전보다 오히려 높게 형성되며 투자 매력이 커졌다”라고 덧붙였다.
호텔을 대체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기관 및 펀드의 움직임도 예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오피스는 공실 리스크가 확대되고, 리테일은 이커머스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불안정해지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호텔을 포함시키려는 시도다.
신규 개발보다 기존 건물을 전환해 호텔로 바꾸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김 이사는 “토지 인허가와 건축허가를 새로 받는 과정이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기존 오피스나 주거 건물을 호텔로 바꾸는 방향이 투자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고 공급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효율적이다”라고 전했다. 2030년 전후로 약 3300객실 규모의 호텔 공급이 예정됐다. 향후에는 미국, 유럽, 일본처럼 단일 호텔 운영보다는 레지던스, F&B, 리테일, 워케이션 공간 등을 결합한 복합 개발 모델이 수익 다각화 방식으로 더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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