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30 14:43:24
파크 하얏트 서울, 20주년 맞아 日 명장 초청 봄 제철 재료로 완성한 일본 가이세키 8코스 더 팀버 하우스에서 만나는 한정판 정통 일식
지나가는 봄이 아쉽다면, 오롯이 한 끼에 담긴 계절의 맛을 만나보자. 파크 하얏트 서울이 20주년을 맞아 일식 명장을 초청해 정통 가이세키(일본식 코스요리)를 선보인다. 호텔 지하 LL층 더 팀버 하우스에서 오는 5월 1일까지 열리는 미식 행사다.
이번 초청 셰프는 일본 파크 하얏트 도쿄 ‘코즈에’ 레스토랑의 요시다 노부히로 셰프다. 1972년 도쿄 출생인 요시다 셰프는 파크 하얏트 도쿄 코즈에 총괄 셰프로 30년 넘게 일식을 선보여 왔다. 제철 식재료를 다루는 솜씨와 섬세한 맛 표현으로 일본 현지에서도 인정받는 실력자다. 재료 하나하나를 대하는 손길이 다르다. 과한 꾸밈 없이 제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이제승 파크 하얏트 서울 셰프와 함께 준비했다. 세 번째 협업이다. 두 셰프는 가이세키 전통을 지키면서도 봄을 담아냈다.
호텔 지하에 위치한 더 팀버 하우스는 입구를 지나면서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낮은 조도과 프라이빗한 공간, 오픈 키친에서 셰프들이 요리를 완성하는 모습이 긴장감과 기대를 동시에 끌어올린다.
가이세키 코스는 봄 재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총 8코스다. 자리에 앉자마자 오이, 민트, 라임에 진을 섞은 웰컴 드링크가 나왔다. 산뜻한 향이 먼저 입안을 채웠다.
첫 코스로 키조개 관자와 새우를 식초 젤리 소스, 노른자 소스에 곁들인 애피타이저가 등장했다. 물냉이(워터크레스), 토마토, 미니 옥수수, 참두릅을 함께 얹어 봄의 싱그러움을 담았다.
이어서 모시조개와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 육수로 맛을 더한 돼지고기 찜이 나왔다. 부드러운 고기와 깊은 육수 맛이 일품이었다. 사시미 모둠은 참치 뱃살, 가다랑어, 숭어를 정성스럽게 담아냈다. 각각의 식감과 감칠맛이 선명했다.
가이세키의 꽃이라 불리는 핫슨(八寸) 요리는 가장 다채로운 구성을 자랑했다. 핫슨이란 계절 재료를 한 접시에 담아내는 요리다. 초밥, 나물, 해산물 등을 조화롭게 올려, 계절의 풍경을 한눈에 펼쳐낸다.
도미와 연어를 얹은 초밥을 중심으로, 팽이버섯과 표고버섯을 젤리처럼 굳힌 요리, 레몬에 절인 고구마, 새우살을 튀겨 만든 어묵(에비 신조), 콩잎 무침, 일본식 두부와 참깨 드레싱, 와사비가 함께 올려졌다.
핫슨 요리 뚜껑에는 정성스런 꽃 장식이 얹어져 있었다. 일본에서는 봄에 꽃놀이를 즐기며 벤토(도시락)를 먹는 문화가 있는데, 이를 표현한 연출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나온 금태(긴메다이) 구이는 간장에 절여 은은한 단맛을 살렸다. 곁들여진 봄나물은 제철 특유의 쌉쌀함을 더했다.
한우 채끝찜은 스키야키(일본식 소고기 전골) 스타일로 준비했다. 곰치와 미나리를 데쳐 가쓰오 육수와 관자 국물을 더했고, 산초 잎을 얹어 향을 살렸다. 아삭한 봄나물과 부드러운 채끝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붕장어를 올린 지라시 스시(생선과 채소를 얹은 초밥)와 절인 채소, 미소 수프(된장국)로 식사는 깔끔하게 정리했다.
디저트는 두유로 만든 일본식 푸딩 ‘바바루아’였다. 겉은 말차(녹차) 크림으로 덮었고, 가운데는 붉은빛 매실 젤리가 자리 잡았다. 연녹색과 붉은색이 부드럽게 어우러져 봄 느낌을 살렸다. 섞어 먹기보다는 티라미수처럼 푹 떠서 먹는 게 맛을 가장 잘 살리는 방법이다.
세 번째 협업이지만,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두 셰프의 소감도 남달랐다. 현장에서 그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요시다 노부히로 셰프는 “첫 해외 출장지가 한국 파크 하얏트 서울 더 팀버 하우스였다”며 “그때 인연으로 세 번이나 협업하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은 같은 위도에 있어 식재료가 비슷한 점도 많고, 파크 하얏트 도쿄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파크 하얏트 서울이 생기면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요시다 셰프는 “첫 방문 당시에는 더 팀버 하우스와 레스토랑을 알아가는 시간이었고, 두 번째는 더 나은 완성도를 고민했으며, 세 번째는 새로운 시도를 고민했다”며 “파크 하얏트는 하얏트 호텔 그룹 중에서도 최상위 브랜드로 그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승 셰프도 “요시다 셰프와 함께 일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며 “항상 소통이 잘 되고 준비 과정에서 많은 조언을 받아 감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요리장이 되어 부담이 컸지만, 선배이자 스승 같은 요시다 셰프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가이세키 8코스 디너는 2부제로 운영한다. 1부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부는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다. 음식, 공간, 분위기까지 기대 이상이다. 5월 1일까지 진행하는 한정 행사라 예약은 서두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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