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7.05 14:45:42
지난 2일 낮 강원도 강릉시 대관령휴게소 식당 안으로 80대 운전자가 몰던 SUV가 돌진해 16명이 다쳤다. 3일에는 서울 도봉구에서 60대 기사가 몰던 택시가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1명이 숨졌다.
작년 7월 60대 후반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숨진 ‘시청역 참사’를 계기로 고령 운전 위험성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지난해 4만2369건으로 4년 새 36.4% 급증했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어떨까. 일본 역시 1998년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의 면허 자진 반납제를 실시했으나 실효성은 없었다. 그러던 중 2019년 4월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충격적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87세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시속 100㎞로 횡단보도로 돌진했다. 31세 엄마와 세 살 딸이 목숨을 잃었고, 총 11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케부쿠로 폭주’로 불리는 이 사고를 계기로 일본 정부는 고령 운전자 제도를 보완했다. 2022년 5월 75세 이상 고령자 한정 면허제도를 도입했다. 75세 이상이고 직전 3년간 교통법규 위반 경력이 있는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기능시험을 다시 보게 했다.
기술적으로 사고를 원천 차단하는 정책도 펼쳤다. 가속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구비된 차량(서포트카) 구매 시 신차는 85만원, 기존 차량에 설치 시 35만원을 지원했다. 이 장치를 달면 전방 1.5m 앞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가속페달을 밟더라도 시속 8㎞를 넘지 않는다. 2021년 기준 일본 신차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장착률은 90%를 넘었다.
일본은 한발 더 나아가 2028년 9월부터 판매되는 모든 자동변속기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의무화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도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의무화, 고령자 운전자격 검증 강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최재원 시니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