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한 차례 철수했던 경기도 구리시에 다시 점포를 열고 신규 출점에 나섰다. 2021년 영업 종료 이후 구리에는 대형마트가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는데, 롯데마트와 구리시가 협의해 재출점한 것이다.
26일 롯데마트는 구리시 인창동 구리유통종합시장 안에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 구리점'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1999~2021년 22년간 구리점을 운영했지만 2021년 종료했다. 구리점 영업 철수 이후 구리시에는 대형마트가 4년간 전무했다. 식자재 마트가 있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폐점해 이 지역에서는 장을 보려는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시 차원에서 생활편의 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롯데마트를 다시 유치하게 된 이유다.
이날 구리점은 문을 열기 1시간 전부터 방문객 1000여 명이 찾아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통상 대형마트는 개점 때 '오픈런'이 발생하곤 하지만 구리점은 내부 임직원들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한 시민은 "마트가 없어서 너무 불편했는데 이제 마음 편히 장을 볼 수 있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구리점은 롯데마트가 식품 비중을 90% 안팎으로 키운 '그랑 그로서리' 세 번째 매장이다. 1호점 은평점과 2호점 도곡점(롯데슈퍼)처럼 가족 단위 젊은 방문객을 위해 델리와 신선식품 등 먹거리 쇼핑을 키웠다. 점포 2층에는 토이저러스·문화센터·북카페 등 가족 방문객이 쉴 수 있는 체류형 테넌트를 모았다. 이날 점포를 찾은 강성현 대표는 "롯데마트는 구리점을 통해 수도권 동북 상권을 본격 공략할 예정"이라면서 "롯데마트 제타 앱과 연계해 점포를 거점으로 상품을 배송하고 물류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 요청으로 4년 전 문을 닫았던 자리에 다시 영업을 재개한 롯데마트처럼 대형마트는 지역 필수 생활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마트가 의무휴업 같은 규제나 온라인 커머스 확산으로 영업 악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은 대형마트 폐점에 반대하며 "대형마트를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철수를 통보한 인천 점포 3곳에서는 노조와 시민단체, 지역주민들이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지자체가 홈플러스 폐점을 막아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정치권이 대형마트에 대한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알려지자 해당 법안을 발의한 여권 의원실로 주민들의 항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커머스가 확산되면서 대형마트는 주민들이 쉽게 장보기를 할 수 있는 필수 생활 인프라가 됐는데, 이를 규제로 없앤다는 것은 국민들의 생활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지자체가 대형마트 지키기에 제일 앞장서는 상황으로, 대형마트를 규제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주민 생활 인프라로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