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17 11:19:12
뒤늦은 사과에 고객들 혼란 이어져 티켓금 120% 예치금 환불조치 밝혀 플랫폼 역량과 신뢰도에 큰 타격
랜섬웨어 공격으로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예스24가 뒤늦게 사과문을 낸 가운데, 지주사 오너 일가는 같은 시기 지분 증여를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은 전날 자신이 보유한 지주사 주식 145만주(지분율 5%)를 막내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에게 증여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약 82억8000만원 규모다. 이로써 김 대표 지분율은 10.19%로 상승했다.
문제는 증여 시점이다. 예스24는 지난 9일 랜섬웨어 해킹을 당해 홈페이지와 앱 등 주요 서비스가 마비됐다. 해킹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직후 주가는 9% 넘게 하락했고,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 역시 이틀간 약 5% 하락했다. 투자자 손실이 현실화되는 와중에 이뤄진 ‘지분 이동’은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예스24 관계자는 “사전에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된 일”이라며 “고객 및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한 사태 수습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영진 명의 공식 사과는 해킹 사태 이후 일주일만에 뒤늦게 나왔다. 예스24는 16일 김석환·최세라 공동대표 명의로 랜섬웨어 해킹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내고 보상 방안과 재발 방지 계획을 밝혔다.
두 공동대표는 “이번 사고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들과 협력사 분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예스24가 고객의 신뢰 위에서 성장해온 플랫폼”이라며 “이번 사고로 인해 그 신뢰가 흔들린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현재 모든 역량을 동원해 피해 복구와 신뢰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킹 사실을 뒤늦게 밝힌 데 대해서는 “랜섬웨어 공격이라는 특수성상 해커가 외부 반응을 감시하거나 추가 위협을 가할 수 있어서 대외적으로 정보 공개 수위와 시점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던 양해 부탁드린다”며 “그럼에도 고객 여러분께 정확한 정보를 더 빠르고 올바르게 전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더욱 투명하고 일관된 자세로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등 사고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가장 피해가 컸던 9~11일 공연 예매 고객 중 정상 관람이 불가능했던 경우에 한해 티켓 금액 120%를 예치금으로 환불 보상한다. 출고 예정일이 9~13일이었던 도서, 음반, 문구 등 상품 구매자에게는 출고 지연 보상금 2000포인트를 지급한다. 크레마클럽 이용자 8일 기준 회원에 한해 이용 기간을 30일 연장하고, 전자책 대여 상품 구매자는 이용 불가 기간(5일)만큼 연장한다.
보안 강화 방안도 내놨다. 현재 외부 보안 전문가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결과는 유관 기관 조사 이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보안 체계를 원점에서 재점검할 예정”이라며 “외부 보안 자문단을 도입하고, 보안 예산을 확대하여 시스템 설계부터 운영 전반까지 플랫폼의 신뢰도와 복원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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