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7 11:28:56
국내 항공사들이 올 1분기 수익성 악화로 ‘남는 장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과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른 비용 증가, 정비 투자 확대 등이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1분기 매출 3조9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1분기 여객사업 매출은 4% 증가한 2조4355억원, 화물사업 매출도 6% 늘어난 1조5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3509억원에 그쳤다.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정비비 증가, 환율 상승에 따른 조업단가 인상 등이 영업비용을 크게 늘린 탓이다.
대한항공은 팬데믹 기간 지연됐던 항공기 도입을 재개하며 중·장기적 공급 확대와 서비스 고급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7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여객사업 매출은 1조2017억원, 화물사업 매출은 3709억원으로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설 연휴와 삼일절 등 계절 수요, 미국·캄보디아 등 고수익 노선 운영, 일본 노선 호조, 미국 관세 인상 예고에 따른 선제 운송 수요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정비비와 운항비 등 비용이 크게 늘며 영업손실 7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108억원으로 두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1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3847억원에 영업손실 3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항공기 사고 이후 운항 편수를 지난해 동기 대비 14% 감축한 여파다.
티웨이항공은 올 1분기 3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진에어의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 넘게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인기 노선 수요 회복과 신규 노선 확대로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고환율에 따른 리스료·정비비·연료비 부담, 가격 경쟁 심화,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분기에는 여객 수요 확대, 인기 노선 증편, 신규 취항지 발굴, 화물 부문에선 계절 화물 수송 확대와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신규 수요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LCC들은 장거리 노선 진출과 프리미엄 부가서비스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릴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늘어 좌석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고정비와 변동비 모두 크게 올라 영업이익률이 낮은 상태”라며 “노선 다변화, 부가서비스 강화 등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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