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신축 단지에 인구 급증 구매력 높은 맞벌이 가구 많아 롯데, 천호에 신선 매장 열자 이마트, 고덕에 푸드마켓 응수 돈육·델리·과일 등 인기 폭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왼쪽)과 롯데마트 천호점 채소 매대 전경. 이마트·롯데마트
#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사는 한 모씨는 지난달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매주 오가고 있다. 그 주에 먹을 델리(즉석조리 식품)를 일반 마트보다 싸게 살 수 있어서다. 한씨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집에서 매일 저녁을 해 먹는 게 스트레스였는데, 푸드마켓 덕분에 시간을 덜고 있다"고 했다.
올 들어 신선식품 특화 매장이 속속 들어선 서울 강동구가 대형마트 '격전지'가 되고 있다. 강동구가 30·40대 맞벌이가 선호하는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면서 대형마트 3사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현재 강동구엔 올해 개장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롯데마트 천호점, 2023년 리뉴얼 오픈한 홈플러스 메가 푸드마켓 강동점 등이 신선식품 특화 매장으로서 경쟁하고 있다. 이 중 업계 1위 이마트는 특화 매장 외에도 이마트 명일점, 천호점 등을 추가로 운영 중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 입점한 이마트 푸드마켓은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30·40고객들을 빨아들이며 대흥행에 성공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인 오피스 직장인, 맞벌이 부부들에게 필수식품 '성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다양한 식품들을 최저가로 만날 수 있어 반응이 뜨겁다"고 했다.
실제 푸드마켓 고덕점은 당초 계획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마트 집계 결과 지난 1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매출이 목표치의 140%를 넘어섰고, 각 분야에서 이마트 전점을 통틀어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푸드마켓 고덕점에서는 약 1만3000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특히 국산 흑돼지 3종을 선보이는 'K-흑돼지' 존이 인기가 높다. 이곳의 '일반 돈육' 제품은 이마트 전점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연어 품목은 왕십리점·용산점·자양점을 잇는 전국 4위, 국산 과일 분야는 1위, 수입 과일도 4위에 달하는 매출 성적을 거뒀다.
이에 질세라 경쟁사 롯데마트도 강동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앞서 지난 1월 16일부터 천호동에서 신선식품 특화 매장을 냈다. 이마트가 고덕비즈밸리를 낙점했다면 롯데마트는 천호역 역세권에 4538㎡(약 1374평) 규모 매장을 차려 직장인 수요를 흡수 중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부터 4월 16일까지 천호점은 2000평대 미만 28개점 평균보다 30% 이상 높은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천호점엔 일반 매장보다 50% 많은 즉석조리 식품이 갖춰져 있다. 그 덕분에 천호점의 즉석 조리 식품 매출 구성비는 전점 평균 2배에 달한다. 냉동 간편식도 일반 매장보다 70% 많은 500여 개를 판매해 전국 롯데마트에서 매출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천호동에 메가푸드마켓 강동점을 운영하고 있다. 5호선 굽은다리역과 연결되는 장점을 활용해 델리·베이커리 등 먹거리 특화존을 입구에 배치했다. 그 결과 리뉴얼 오픈한 202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19개월간 매출은 리뉴얼 이전 19개월과 비교할 때 21% 성장, 식품 전체 매출은 30% 이상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