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01 11:12:30
60만km 넘게 주행한 아이오닉5 배터리·모터 교체 전까지 고장 전무 내연기관차보다 유지비 ‘훨씬 낮아’ HMG, 실차 데이터로 차세대 배터리 연구 중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이오닉 5 전기차가 66만km를 주행하고도 정상 상태를 유지한 사례를 통해 자사 전기차의 높은 내구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차량은 최근 유튜브 영상에 소개된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후륜구동(RWD) 모델로, 첫 운행 이후 약 3년 만에 누적 주행거리 66만km를 돌파해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차량 소유주인 이영흠 씨는 기자재 설치·수거를 전문으로 하는 영업사원으로, 직업 특성상 하루에 많게는 900km 이상을 주행하며 수도권과 지방을 오갔다. 그는 경제성과 장거리 운전 편의성을 고려해 아이오닉 5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차량을 구입한 지 2년 9개월이 지난 시점, 약 58만km를 주행했을 때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로부터 배터리와 모터 등 주요 구동 부품의 무상 교체 제안을 받았다. 해당 부품들은 그전까지 한 번도 고장이나 수리를 요한 적이 없었으며, 차량은 당시에도 정상 주행이 가능했다. 이후 교체된 부품들은 연구소에 의해 회수돼 성능 분석에 사용됐다.
현대차그룹은 1일 공식 홈페이지 HMG저널을 통해 이 사례를 소개하며, 전기차 내구 성능 향상을 위한 실제 주행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고객 협조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배터리 수명 예측 모델을 개발·연구해 왔으며, 실제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하는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윤달영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 책임연구원은 이영흠 씨의 차량이 국내 최다 주행 전기차 사례로, 배터리 연구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해 실차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거된 배터리의 잔존 수명(SoH)은 87.7%로 나타났다. 이는 일부 국가에서 발생한 전기차 배터리 성능 저하 불만과 비교해도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윤 책임연구원은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가장 극한 조건을 기준으로 개발된다”며 “보증 기준보다 훨씬 엄격한 내구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반복 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영흠 씨는 “매일같이 100% 급속 충전을 했음에도 60만km 이상을 주행하는 동안 문제 없이 사용했다”며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도 처음과 비교해 크게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을 운행하며 정숙성, 승차감, 유지비 등 모든 면에서 만족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개발된 첫 모델로, 넓은 실내공간과 낮은 무게중심 설계, 효율적인 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이 씨는 “하루 800~900km를 주행해도 피로감이 적었고, 고속도로 비중이 높았던 만큼 출력과 승차감이 큰 장점이었다”며 “실내가 조용해 오디오북을 들으며 전국을 누볐다”고 말했다.
그는 내연기관차를 운행하던 시절에는 15일에 한 번꼴로 엔진오일을 교체해야 했으나, 아이오닉 5는 주요 소모품이 거의 없어 유지비 부담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최근 직업을 바꾸며 장거리 운전 빈도가 줄었지만, 아이오닉 5를 통한 긍정적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차량도 현대차·기아 전기차로 선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22년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아이오닉 6, EV9, EV3 등 전용 전기차로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 수상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실차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설계 가이드를 마련해, 향후 전기차 성능 향상과 품질 고도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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