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30 06:51:57
국내 첫 파파야 재배 성공 ‘아말피 레몬’ 등 계약 확대
국내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열대과일이 백화점의 ‘킬러 콘텐츠’로 떠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체 재배에 성공한 스위탄 파파야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기후변화와 미식 트렌드 변화로 수입 열대과일을 구매하는 소비자층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29일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국산 파파야’를 출시해 매출이 수입산을 판매하던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 재배 파파야는 지난 2월 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 신세계마켓을 오픈하며 처음 선보였다.
아열대 작물인 파파야는 그동안 필리핀 등지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제주도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자체 재배에 돌입하기도 했지만 대중적으로 판매할 정도의 과육 상태에 도달하진 못했다. 최적의 온도와 습도 등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만 적절한 종자 개량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 포천의 농가 ‘선우팜’에서 종자 개량에 성공해 2000여 그루를 스마트팜 시설에서 재배하고 있다.
재배에 성공한 스위탄은 ‘천사의 과일’이라는 칭호가 붙은 파파야 중에서도 최상급 품종이다. 13브릭스 이상의 당도와 열대꽃향 풍미가 특징이다. 수입 파파야는 항공이나 배로 국내에 수입하는 사이 후숙이 이뤄져 현지에서 설익은 상태로 수확할 수밖에 없다. 충분한 영양소를 머금지 못해 당도가 떨어져 현지 맛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단점으로 지목돼왔다. 국산 파파야는 경기도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숙성 수준이나 당도가 동남아시아 상품과 차이가 없다.
하우스에서 시설 재배로 환경을 통제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도 강하다. 약 8개월마다 수확할 수 있어 1년에 한 번 수확하는 노지 파파야보다 생산성 면에서도 낫다. 수입산보다 크기도 커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농가와 지정농장(셀렉트팜) 계약을 맺고 스위탄 파파야를 들여와 강남점 등 주력 점포에서 판매하고 있다. 100g당 4300원 수준의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품절이 이어지고 있다.
국산 파파야를 비롯한 열대과일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수입 과일 매출은 2022년 18.1%, 2023년 22%, 2024년 26% 등 매년 고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신장률이 21.5%에 달했다. 백화점 전체 식품 매출 신장률이 매년 낮아지며 올해 5% 수준에 머무른 점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물가에도 색다른 미식 경험을 원하는 일종의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열대과일 인기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스위탄 파파야와 함께 이탈리아에서만 나는 ‘아말피 레몬’도 강남점·본점 등 일부 점포에 출시했다. 이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품종을 충남 태안에서 150그루 안팎으로 소량 자체 재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셀렉트팜을 통해 명절 대표 상품인 사과·배를 비롯해 파파야·레몬 등 다양한 최상품 과일을 확대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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