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계측·광섬유 센서 기업 '파이버프로' 중진공 수출바우처 지원받아 참가한 국내외 전시서 판로 개척 체코·핀란드 등 해외 23개국 진출 수출액 전년대비 200%나 늘어
고연완 파이버프로 대표
199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벤처창업기업으로 시작해 광섬유 기술 하나로 세계 무대를 두드린 기업이 있다. 고연완 대표가 이끄는 파이버프로가 그 주인공이다.
파이버프로는 광계측과 광섬유 센서 분야의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정밀성과 안정성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초보 기술 기업들은 시장의 수요와 괴리돼 핵심 사업 분야를 확정하기까지 좌충우돌을 겪지만, 파이버프로는 창립 이래 줄곧 한 우물만 팠다.
고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광섬유 센서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현재는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관성측정장치(IMU), 분포형 온도센싱시스템 등 다방면에서 활용 가능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이버프로는 나로호와 누리호 등 한국형 발사체에 항법장치를 공급하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항공우주·방산·해양·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 사업 분야를 한 발씩 넓혀나가고 있다. 2022년에는 광섬유 계측 및 센서 솔루션 전문기업으로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파이버프로는 미국과 중국에 각각 지사와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 23개국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2020년에 7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수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고 대표는 지난해를 파이버프로가 기술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한 전환점으로 꼽았다. 중진공 수출바우처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출 확장의 기점을 만든 해였기 때문이다. 그 첫걸음은 국내외 전시회 참가였다. 국내에서는 방산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글로벌 바이어와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국내외 전시회를 동시에 참가하기엔 비용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국내외 전시회를 모두 참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고 대표는 중진공 수출바우처를 활용해 국제 방위산업전시회(KADEX)와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참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KADEX에서는 더 과감하게 도전했다. 기본 공간 두 곳을 통합해 하나의 대형 부스를 운영했고, 프레임 디자인부터 설치, 시각적 구성까지 참관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부스를 세심히 설계했다. 기존 주력사업인 광섬유 관성센서는 물론, 위성항법시스템(GNSS)·관성항법시스템(INS) 항재밍 솔루션, 광섬유 기반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신규 기술도 함께 선보이며 통합항법 솔루션 기업의 면모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파이버프로를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마케팅한 접근은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회사가 KADEX에 참가하면서 회사의 기술력에 관심을 가졌던 해외 바이어를 새롭게 발굴했고, 이후 후속 상담도 활발히 진행하게 됐다. DX KOREA에서도 자이로스코프 기술에 대해 이해도 높은 관람객들의 부스 방문과 기술 상담, 샘플 제안 요청이 이어졌다.
또 하나의 수출바우처 활용 전략은 파이버프로의 정체성과 비전을 담은 창립 30주년 기념 홍보 영상 제작이다. 수출바우처 사업 수행기관 중 방산 포트폴리오를 갖춘 업체를 선택해 기업의 연혁과 기술, 미래 비전까지 아우르는 영상 콘텐츠를 완성했다.
파이버프로의 지난해 매출은 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가까이 증가했다. 수출은 1255만달러(약 180억원)를 기록해 전년보다 200% 이상 늘어났다. 수출국도 17개국에서 23개국으로 확대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장됐으며, 체코· 핀란드·스위스 등 유럽 국가로의 수출을 재개해 유럽 방산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렸다.
고연완 대표는 "중진공 수출바우처는 기업이 지원이 절실한 시기에 맞춤형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시의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췄다"며 "기회가 된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 확대를 위해 수출바우처를 보다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