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03 11:17:14
“찬반 집회가 예고돼 직원들은 전원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습니다.”
“뭔 일이 날 지 모르는데 애들 데리고 어떻게 가요. 현장 학습은 바로 취소했죠.”
탄핵 심판선고일을 하루 앞둔 가운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에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 주변 인파밀집 안전사고 방지 등을 위해 인근 기업들은 전원 재택근무를 하게 하는 등 직원들 보호에 나섰다.
당일 뿐 아니라 주말까지 예고된 찬반 집회에 헌재 주변 호텔과 식당에는 취소 문의가 이어지는 한편, 아이들과 경복궁 등으로 현장 학습을 가려던 이들도 예정된 프로그램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헌재 인근에 위치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일 전 직원 재택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 합산 13만여명 규모의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겠다고 신고한 가운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결정 선고 당일 시위를 벌이다 4명이 숨진 바 있다.
안국역 근처에 사무실을 둔 SK에코플랜트와 SK에코엔지니어링 역시 4일을 전사 공동 연차일로 지정했다. 이들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은 선고 당일 첫차부터 무정차 통과할 예정이다.
종로와 광화문 일대 기업들의 경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집회 규모에 따라 경찰의 통제 범위가 넓혀질 수 있어서다.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한 기업 관계자는 “각종 집회가 회사 주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며 “일단 내부적으로 직원들에게 휴가 권고 등은 한 상태다”고 말했다.
실제로 KT는 광화문 사옥 근무자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권고했고, LG생활건강 역시 시위 등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휴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헌재 주변 궁궐 등은 4일 하루 휴관하기로 한 상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경복궁·창덕궁·덕수궁 등 문화시설은 탄핵심판 선고 당일 휴관할 예정이다. 경복궁 서쪽 국립고궁박물관과 광과문 인근 대한민국역사발물관도 같은 날 휴관한다.
선고 이후인 오는 5일의 개방 여부에 대해서는 상황을 고려해 관람 허용 여부를 다시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말까지 찬반 집회가 예정돼 아예 도심으로는 발걸음을 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많다.
오는 5일 초등학생 자녀들과 경복궁으로 현장학습을 신청해 뒀던 한 학부모는 “개방 여부와 상관없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시내에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경찰 조차 캡사이신 분사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고 가겠느냐”고 말했다.
이미 헌재 인근 학교 11곳 등 서울시내 학교 16곳은 선고 당일 휴교하기로 했다.
안국역과 광화문역 등 서울 도심에 위치한 호텔들에는 탄핵심판 선고일이 정해진 이후 취소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안국역 인근 호텔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 등 취소 문의가 이어지더니 선고 이후인 주말 예약까지 취소하는 건수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주한 중국대사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 한국에 체류중인 자국민들에게 신변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의 파면·직무복귀 여부를 오는 4일 결정한다. 탄핵심판 선고는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에 돌입한 때로부터는 38일 만에 선고가 나오는 셈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로 서울에 비상근무 중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을호비상’을 발령했다.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에는 경찰력 100% 동원이 가능한 ‘갑호비상’을 전국에 발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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