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06 00:42:30
박찬욱, 수상 소감서 대선 언급 “국민 무서워할 줄 아는 사람 뽑아야”
‘하얼빈’과 ‘흑백요리사’가 ‘백상예술대상’ 최고의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5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는 제61회 백상예술대상이 개최됐다. 2024년과 2025년 상반기 방송(TV)·영화·연극 부문에서 최고의 작품, 배우를 가린다. 진행은 방송인 신동엽, 배우 겸 가수 수지, 배우 박보검이 맡았다.
세사람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박보검이 군 복무로 빠진 2021년을 제외하곤 세사람은 꾸준히 호흡을 이어왔다.
특히 ‘백상의 터줏대감’ 신동엽은 올해로 무려 11번째 백상 MC 마이크를 잡았으며 수지 역시 ‘백상 MC 10주년’이라는 기념비적 해를 맞이한다. 박보검도 7번째 MC 나들이에 나서며 백상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백상예술대상’ 측은 시상에 앞서 수지에게 MC 10주년 기념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에 수지는 “처음에 ‘백상예술대상’ MC를 맡게 됐을때 정말 떨렸었는데 벌써 10년째가 됐다는 게 감회가 새롭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행사는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최고상인 방송 부문과 영화 부문 대상으로 각각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 ‘하얼빈’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흑백요리사’ 제작진은 시상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학민 PD는 “한국 제작진 능력이 전 세계적으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며 “모든 걸 불태웠던 셰프들 감사드린다. 10년 전, 나영석 선배가 대상을 받는걸 백스테이지에서 봤었는데 오늘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난 거 같다. 정말 수많은 스태프들 없었더라면 이 상은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홍경표 촬영 감독은 스케줄로 인한 불참으로 관계자 대리 수상했다.
방송부문 최우수연기상엔 주지훈(중증외상센터)과 김태리(정년이)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주지훈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여실히 느끼고 있다. 너가 나와서 대표로 인사해라 라는 느낌이다. 재밌는 소통할 수 있는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인사드리겠다”라고 파이팅 넘치는 소감을 남겼다.
김태리는 “오롯이 담기지 못했을 진한 명과 암의 시기를 지나 지금도 그 자리에서 우리의 것을 선생님들 존경하고 감사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큰 상을 받기에 부족한 점이 가슴에 남아 부끄러운데 타협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부족했던 부분을 낭만이라고 생각해보는 건 다음을 더 잘해내고 싶은 마음인 거 같다. 원동력 삼아서 나아갈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 애정, 열정, 책임으로 끝까지 함께해준 스태프들, 조단역 주연배우, 시청자들, 우리 소리, 움직임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영화부문에서는 조정석(파일럿)과 전도연(리볼버)가 수상자로 호명됐다. “기대 안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도전이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무모한 도전은 아닐까 생각했었다”라며 “계속 믿음 갖고 모든 분들과 작업했었는데 그게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걸 인정받는 기분이라 너무 감사하다”라며 “관객들께 감사하다. 계속 도전하는 배우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도연은 “나도, 감독님도 일이 많이 없을때 만나서 만든 일이다. 감독님이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게 빛을 발한 거 같아 감사드린다. 모든 순간, 함께한 스태프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관객 여러분들 너무 감사하다. 좋은 작품으로 극장에서 만날 날 고대하겠다”라고 전했다.
‘폭싹 속았수다’(tvN)의 활약이 돋보였다. 드라마는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배우진은 ‘학씨’ 최대훈, 염혜란이 각 남녀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최대훈은 “몰래카메라같다. 너무 귀하고 영광스러운 상을 마련해주신 주최 측에 감사들니다. 가장 좋은 어린이날 선물이 될 거 같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이 상 받으려고 살면서 상을 못받았나보다. ‘폭싹 속았수다’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왔을 때 짜릿함, 잘 해내갈 수 있을까 염려, 걱정, 행복, 잊지못할 여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이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위로를 받아서 자꾸 눈물이 난다. 위로를 받게 돼서 너무 영광이다. 앞으로 더 여러분들 위로하며 살도록 하겠다. 남들이 나를 좋아하는지 안좋아하는지 따지는 게 아니라 배우로서 본분 생각하며 행복한 영향이 있는 배우 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최대훈은 “각박한 세상 속 힘들 때 외치시라, 학 씨!”라고 말해 웃음을 남겼다.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에는 배우 유재명이 영화 ‘행복의 나라’로 수상했는데 함께 호흡한 배우 故이선균을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재명은 “‘행복의 나라’라는 영화를 참 좋아한다. 이 역을 잘 해내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 촬영 순간이 다가올 때마다 불안감이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서 ‘나도 이 영화를 잘 만들지 불안하다. 우리 같이 만들어보자’고 말해주셨다. 그 용기와 위로, 사람 좋은 미소를 좋아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저희는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형제 같았던 선균이와 정석이와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과 장흥의 밤에서 술잔을 나누며 웃으며 부둥켜안았던 그날 밤을 잊지 못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를 그리워하며, 같이 영화한 분들을 추억하며 행복한 밤이 될 거 같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지난해 ‘선재 업고 튀어’(tvN)로 신드롬을 이끈 배우 변우석과 김혜은이 인기상을 수상했다. 변우석은 “바쁜 일상 속 팬들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라며 “위로가 된다는 피드백을 많이 봤다.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는 배우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혜윤은 “팬들 사랑만큼 무거운 상을 받게 된 거 같다. 팬들 앞으로 오래 봤으면 좋겠다.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되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무엇보다 이날 시상식에서 회자가 된 건 박찬욱 감독의 소감이었다. 박 감독은 영화 ‘전,란’으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시상대에 오른 박 감독은 “현재 우리나라 정치 상황을 보며 전,란 생각을 자주 했다. 큰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용감하고 현명한 국민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는, 그런 점이 공통점이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대한 국민 수준에 어울리는 리더를 뽑아야할 때가 다가오고있다”며 “극중 차승원 씨의 못되고, 못난 ‘선조’, 그런 사람 말고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아야할 거 같다”라고 소신을 남겼다.
이밖에 추영우와 채원빈이 방송부문 남녀신인상을, 정성일, 노윤서가 영화부문 남녀신인상을 수상했다. 또 신동엽과 이수지가 남녀예능인상을 수상하며 많은 이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전했다.
백상예술대상은 1965년 한국 대중문화 예술의 발전과 예술인의 사기진작을 위해 제정한 시상식으로 1년간 방영 또는 상영한 TV, 영화, 연극 부문 제작진, 출연자들에게 시상하는 종합 예술상이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의 주제는 ‘향해, 항해’다. 한국을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대중문화 예술의 발전과 항해의 여정을 백상예술대상이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방송>
▲ 남자 신인 연기상 : 추영우 ‘옥씨부인전’
▲ 여자 신인 연기상 : 채원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 남자 조연상 : 최대훈 ‘폭싹 속았수다’
▲ 여자 조연상 : 염혜란 ‘폭싹 속았수다’
▲ 남자 예능상 : 신동엽
▲ 여자 예능상 : 이수지
▲ 예술상 : 장영규 ‘정년이’ 음악
▲ 극본상 : 임상춘 ‘폭싹 속았수다’
▲ 연출상 : 송연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 교양 작품상 : SBS 스페셜-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 예능 작품상 : 풍향GO
▲ 드라마 작품상 : ‘폭싹 속았수다’
▲ 남자 최우수 연기상 : 주지훈 ‘중증외상센터’
▲ 여자 최우수 연기상 : 김태리 ‘정년이’
▲ 대상 :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
<영화>
▲ 남자 신인 연기상 : 정성일 ‘전,란’
▲ 여자 신인 연기상 : 노윤서 ‘청설’
▲ 신인 감독상 : 오정민 ‘장손’
▲ 각본상(시나리오상) : 신철, 박찬욱 ‘전,란’
▲ 예술상 : 조영욱 ‘전,란’ 음악
▲ 구찌 임팩트 어워드 : ‘아침바다 갈매기는’
▲ 남자 조연상 : 유재명 ‘행복의 나라’
▲ 여자 조연상 : 수현 ‘보통의 가족’
▲ 남자 최우수 연기상 : 조정석 ‘파일럿’
▲ 여자 최우수 연기상 : 전도연 ‘리볼버’
▲ 감독상 : 오승욱 ‘리볼버’
▲ 작품상 : 하얼빈
▲ 대상 : 홍경표 ‘하얼빈’ 촬영
<연극>
▲ 백상연극상 : 작품 ‘퉁소소리’
▲ 연기상 : 곽지숙‘몰타의 유대인’
▲ 젊은연극상 : 극단/공놀이클럽
<특별상>
▲ 프리즘 인기상 : 변우석, 김혜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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