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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쿠션 `4대 천왕` 쿠드롱 “나는 넘버 쓰리다”

[MK빌리어드뉴스 창간] 프레드릭 쿠드롱 -①
“브롬달과 야스퍼스 뒤에 바짝 붙어…5~6년 데뷔 늦은 탓”
“세 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타이틀 따는 게 당면 목표”

  • 기사입력:2017.07.17 09:32:31
  • 최종수정:2017.07.18 16: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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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에게 벨기에 명물을 묻는다면 돌아오는 답에 와플과 홍합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축구팬들이라면 영국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 아자르(첼시)를 꼽겠지만, 프레드릭 쿠드롱(49·세계 랭킹 4위)역시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벨기에 (당구)선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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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세계랭킹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2위), 토브욘 브롬달(스웨덴·6위)과 함께 3쿠션 ‘4대 천왕’으로 불린다. 정확하고 빠른 공격으로 ‘머신 건’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를 MK빌리어드뉴스 기자가 만났다. 서울 강남 김치빌리어드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쿠드롱은 2시간 넘게 ‘4대 천왕’얘기와 자신의 당구철학, 한국당구의 미래 등에 대해 털어놨다. 그의 솔직담백한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5개 국어 능통...원래 꿈은 통역사

그에 대한 국내 팬들의 애정만큼이나 쿠드롱은 한국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4대 천왕 중에서도 가장 빈번히 방한하는 쿠드롱은 “한국에선 더 이상 시차적응이 필요하지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를 위해 김치빌리어드에 갔을 때도 그는 어느 동호인과 연습게임을 하고 있었다. 동호인이야 세계 정상급 선수한테 한수 배우는 기회가 되지만, 쿠드롱 자신도 이런 게임을 통해 경기감각을 유지한다고 한다.

쿠드롱은 8살 때 큐를 처음 잡았다. 14살 때부터 당구의 맛을 알기 시작해서 20살 무렵에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당구로 용돈을 벌다가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프로가 됐다. 쿠드롱은 “아버지의 큐와 클럽이 없었다면 당구 선수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왜 당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느냐는 뻔한 질문을 해도 “돈이 됐다”고 시원한 답을 줬다.

기계 같이 정확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그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 그는 “원래는 통역사가 되려고 대학교를 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1년간 공부를 해봤는데 너무 어려워서 당구와 병행할 수가 없었다”면서 “그래서 공부와 당구 중에서 공부를 놓았다”고 밝혔다. 책 대신 큐를 잡은 쿠드롱은 세계정상에 너끈히 올랐다. 공부가 이렇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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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시일 내 세 번째 세계선수권 타이틀 따야죠”

쿠드롱은 3쿠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번이나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1990년 보고타, 2013년 앤트워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그는 가까운 미래에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세 번째 타이틀을 얻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4대 천왕 중 브롬달은 1987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총 5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야스퍼스는 2000년 첫 우승을 포함해 총 3번 챔피언 타이틀을 안았다. 쿠드롱은 “두 선수 모두 나보다 어릴 때 3쿠션을 시작해서 우승 횟수가 더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3쿠션 대회에 뛰어들기 전에 보크라인 및 유럽 선수권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많이 땄다”면서 “브롬달과 야스퍼스에 비하면 나는 3쿠션에서 5~6년을 양보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 점을 고려하면 스스로 잘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드롱은 월드컵에서 개인통산 17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첫 우승은 1997년 오스터후트 월드컵에서 이뤘다. 세계선수권우승 횟수에서 쿠드롱을 앞서는 브롬달(43회, 1987년 첫 우승)과 야스퍼스(22회, 1991년 첫 우승)는 월드컵에서도 쿠드롱보다 우승컵을 자주 쥐었다. “나는 넘버 쓰리다”라고 말하는 그는 당당했다. 그는 “두 선수의 바로 뒤에 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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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매사에 긍정적이다.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 영향으로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대역전 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야스퍼스와의 경기였다.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고, 유럽 클럽 팀 경기였다. 15이닝까지 야스퍼스에게 44:6로 밀리고 있었다. 분명 좋지 않은 상황이긴 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긍정적 마인드 덕에 최종 50:48로 역전승했다”고 드라마틱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30여년을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자로 손꼽혀온 그에게 롱런 비결을 물었더니 “당구니까 가능한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건강과 정신을 잘 관리하면 당구만큼 선수 생활을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스포츠도 없다는 것. 특별한 관리를 받느냐는 질문에 쿠드롱은 “특별할 것 없이 금주, 금연한다”고 밝히고는 농조로 “하나 더, 노 파티(No party)!”라고 말했다. 이어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칼 같은 샷을 자랑하는 벨기에의 레이몽 클루망 선수를 신(god), 롤 모델이라 칭하며 “세계 4대 천왕 자리를 오래 지키는 게 내 삶의 목표”라고 전했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에 관한 질문에는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경기 진행 속도가 빠른 선수가 참 좋다”며 웃었다. 신속한 경기 진행으로도 ‘머신 건’이라는 별명을 얻은 쿠드롱의 스트로크에는 망설임이 묻어있지 않다. 한 번의 샷을 준비하는 시간이 매우 짧은 이유에 대해서 그는 “시간을 끌면 집중력을 잃기 때문에 길이 보이면 바로 쏴야 한다, 머신 건처럼”이라고 말했다. <2회에 계속>

[MK빌리어드뉴스 박소현 기자]

◆프레드릭 쿠드롱 약력

-1968년 벨기에 출생

-8살에 처음으로 큐 잡고 20세에 데뷔

-세계캐롬연맹(UMB)랭킹 4위

-월드컵 당구대회 통산 17회 우승

-세계당구선수권 대회 2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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