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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代 유교수의 당구 입문기]두께에 따른 분리각의 비밀을 알다

  • 기사입력:2017.11.14 17:28:22
  • 최종수정:2017.11.15 09: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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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문제 중 하나는 원하는 것이 뭔지는 알겠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도통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스승이고 멘토가 아닐까 싶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전제조건일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남몰래 끙끙대던 고민은 ‘도대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는 사실이었다. 행여나 누가 물어볼까 두려워 늘 전전긍긍했다. 그런데 성인이 돼 이러저런 일을 하며 삶을 꾸려가는 어른들 대부분이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어른들이나 책은 늘 나에게 “꿈을 갖고 꿈을 향해 자신을 던져라“고 권한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자기 꿈이 뭔지도 알 수 없던 소년에게 뭐가 하고 싶은지 뭐가 되고 싶은 지는 최소한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무작정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는 채찍질만 해댔다는 생각이 들어 가끔은 억울하다. 그래서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 마음속의 질문을 통해 원하는 바를 깨닫고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

멘토인 허해룡 선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해야 구석에 있는 빨간 공을 맞출 수 있을까요?”

지금 여기 당구장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해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쳐야 할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글쎄요….”

“쳐 보세요.”

노란 공의 밑 부분을 쳐야 하나? 세게 쳐서 우당탕탕 맞추면 될까? 남들은 쉽게 처리하는 간단한 문제라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것보다 어려운 법. 이렇게 저렇게 쳐 봐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

“잘 보세요. 첫 번째 공과 두 번째 공 사이에 네 개의 포인트가 있죠?”

그러고 보니 당구대 둘레를 따라 표시된 포인트가 눈에 들어 왔다. 언제나 주변의 사물은 여유가 있어야 보이기 마련이고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을 때는 옆에서 알려줘야 한다(골프장에서는 스코어 카드의 숫자가 아니라 코스와 풍광을 즐기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다!).

“네 칸을 가야 하므로 첫 번째 빨간 공의 중심에서 오른쪽으로 큐의 4개 넓이만큼 우측을 겨냥해 보세요.”

이미 연습을 통해 공의 원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칠 수 있게 됐다. 목표 지점을 타격하자 나의 공은 마침내 원하던 대로 붉은 색 공을 향해 굴러가고 있었다. ‘두께에 따른 분리 각‘의 비밀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자신의 목표를 깨닫고 해결할 방법을 알게 되면 누구나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당구장에서든 인생에서든. 아닌가? <장소협찬=서울 조이당구클럽>

■ he is…

△매일경제신문 기자 △미국 서던 일리노이대 석사(저널리즘) △미국 인디애나대 박사(스포츠커뮤니케이션&매니지먼트)

[유상건 상명대 문화기술대학원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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