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3쿠션W]트란쿠엣치엔, 베트남 첫 3쿠션월드컵 우승

결승서 20점차 뒤집고 응고딘나이에 40:39 극적 역전승
공동3위 응우옌‧쿠드롱…베트남 1~3위 석권 ‘新당구강국’ 부상
46명 출전한 韓, 조명우 8강이 최고 성적…아쉬움만 ‘가득’

기사입력:2018.05.27 20:52:36
최종수정:2018.05.27 21:11:35

[호치민=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서울=이우석 기자] 베트남의 트란 쿠엣 치엔(세계랭킹 18위‧이하 트란)이 베트남 사상 첫 3쿠션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7일 오후 호치민에서 열린 ‘호치민 3쿠션 월드컵’ 결승전에서 트란은 응고 딘 나이(세계 30위)를 15이닝만에 40:39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 당구 사상 첫 월드컵을 들어올린 트란은 지난 2016년 구리월드컵 결승전에 이어 두 번째 도전만에 월드컵을 차지했다. 반면, 이번 대회 총 46명이 참가해 월드컵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조명우(경기‧세계 22위)만이 유일하게 8강에 올랐으나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 전반은 응고 딘 나이, 후반은 트란… 피말리는 접전

응고 딘 나이와 트란 쿠엣 치엔의 결승전은 그간 3쿠션 강자들을 줄줄이 꺾은 기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전반전은 응고딘나이의 무대였다. 선구의 응고딘나이는 첫 이닝 5득점, 2이닝째 9득점, 3이닝째 4득점 등 단 3이닝 만에 18득점을 몰아치며 앞서갔다. 전반전 끝날 때 스코어는 29:9. 무려 20점차였다.

후반전은 트란의 무대였다. 응고딘나이가 5, 6이닝째 시도한 뱅크샷과 횡단샷에 실패하며 주춤하는 사이, 트란이 2이닝 동안 12득점에 성공하며 추격했다.

응고딘나이는 6이닝부터 12이닝까지 4득점에 그쳤고, 트란은 12이닝까지 13점을 따라붙어 33:33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데 이어 12이닝째 1득점을 추가해 34:33으로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트란은 14이닝째 4득점에 성공하며 38:33으로 격차를 벌였다. 15이닝째 응고 딘 나이도 6득점을 올리며 39:38로 다시 집중력을 되찾은 듯했으나, 후구 트란이 대회전에 이어 완벽한 뱅크샷으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환호했다.

이로써 트란은 2016년 ‘구리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의 제레미 뷰리에게 30:40으로 패배, 우승을 놓친 후 두 번째 월드컵 결승만에 우승을 거머쥐며 베트남 사상 첫 3쿠션 월드컵 우승자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新당구강국으로 떠오른 베트남

불과 50여일 전 한국에 ‘완패’했던 베트남이 아니었다. 4월 호치민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3쿠션부문)에서 베트남은 한국에 일방적으로 무너졌다. 4 대(對) 4로 붙은 8강전에서 베트남은 4패를 당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이번 호치민3쿠션월드컵에서는 트란쿠엣치엔의 우승을 비롯, 4강에 무려 3명이나 진출하는 어마어마한 실력을 보여줬다.

베트남의 돌풍은 이미 16강전부터 예고됐다. 응고딘나이가 ‘당구황제’토브욘 브롬달을 물리쳤고, 응우옌꾸억응우옌은 마르코 자네티를 가볍게 제쳤다. 한국의 김형곤도 이 대회 우승자인 트란쿠엣치엔의 희생양이 됐다.

베트남 돌풍의 정점은 8강전이었다. 3명이 출전해서 모두 4강에 진출한 것. 이 와중에 한국의 유일한 희망 조명우와 ‘디펜딩챔프’ 에디 먹스, 터키의 비롤 우이마즈가 희생됐다. 한번 불이 붙은 베트남의 기세는 4강전에서 ‘세계 최강’프레데릭 쿠드롱마저 무너뜨렸다. 이어진 응고딘나이와 트란 쿠엣치엔의 결승전, 그리고 트란쿠엣치엔의 베트남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은 이미 예고된 피날레였다. 아울러 베트남이 ‘아시아 강호’를 넘어 ‘세계3쿠션의 신흥강호’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었다.

◆8강에 조명우 1명뿐…한국 아쉬움만 가득

이번 대회가 개최국 베트남 잔치로 마무리된 반면, 한국으로서는 아쉬움이 큰 대회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모두 46명이 참가했다. 32명의 베트남보다 많은 숫자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 줄줄이 낙마하며, 21세 조명우의 8강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은 통산 8번째 우승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4월 초 호치민서 열린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 3쿠션 부문에서 한국은 우승(조재호) 준우승(허정한) 공동3위(최성원, 김행직)를 휩쓸었다. 특히 한국 4명 대(對) 베트남 4명으로 진행된 8강전에서 베트남에 ‘압승’을 거두었다. 터키 안탈리리아월드컵에서도 조재호가 공동3위까지 오르며, 비교적 선전했다.

그러나 이번 호치민대회에서는 32강→16강→8강으로 올라가면서 한국 3쿠션 간판 선수들이 차례대로 고배를 마셨다. 한국선수중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는 평을 받던 조재호는 최종예선(Q라운드)에서 패해 본선진출이 좌절됐다. 8명이 출전한 32강전에서 한국은 허정한 조명우 최성원 단 3명만 살아남아 16강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서는 최성원이 쿠드롱에 역전패한데 이어 한국선수끼리 맞붙은 조명우-허정한 경기에서 조명우가 승리, 조명우는 한국의 유일한 8강 진출자가 됐다.

그러나 조명우마저 8강전에서 베트남의 트란쿠엣치엔에게 14점차로 앞서다 역전패, 한국선수 전원이 탈락하게 됐다.

한국은 호치민대회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는 6월 벨기에 블랭켄버그3쿠션월드컵에서 통산 8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sylee@mkbm.co.kr, samir_@mkbn.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