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등 가치 중시하는 유럽
34시간 근무 美에 생산성 뒤져
WSJ “AI 기업 나오기 어려워”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6/02/news-p.v1.20250602.fde31ad7525c407392f9c4fe9830b3b2_P1.jpg)
유럽이 미국보다 근로시간이 짧고 노동 생산성도 뒤처지면서 경제 성장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이 이로 인해 인공지능(AI) 시대에 미국 대비 글로벌 기술기업을 만들지 못하면서 경제가 정체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유럽과 미국 기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유럽의 경제 성장이 정체의 덫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우선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유니콘 기업 수는 지난 1월 기준 미국이 690개(총 기업 가치 2조5300억달러)인 데 반해 유럽연합(EU)은 107개(3333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유니콘은 자본주의 혁신의 대표적인 지표로, EU의 유니콘 수는 162개(7024억6000만달러)인 중국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설립된 지 50년이 안된 상장 기업 중 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 기업 수도 미국은 241개(총 29조5700억달러 가치)이지만, EU는 불과 14개(4336억3000만달러 가치)에 그쳤다.
유럽은 유니콘 기업 수뿐만 아니라 이 기업들이 상장하거나 업계를 주도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WSJ는 그 이유로 유럽의 추락하는 노동 문화를 꼽았다. 미국에 비해 일하는 시간과 노동 생산성이 동시에 줄면서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후반 EU 노동자의 시간당 생산성은 미국 노동자의 95%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80% 이하로 떨어졌다.
유럽 노동자들은 미국보다 근로시간도 더 짧아 경제 성장에 추가적인 제약이 되고 있다. 2023년 미국 노동자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34.6시간인데 비해 EU 노동자의 주 근무시간은 30.2시간으로 4.4시간 차이가 났다. 1995년 당시 미국과 EU 노동자의 주 평균 근무시간 차이가 3.5시간이었음을 감안하면 28년 만에 양측 간 주당 근무시간 차이가 약 1시간 더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EU는 안정성, 직업 보장, 삶의 질을 중시하면서 노동자들은 긴 근무시간이나 과감한 위험 부담을 지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지만 미국이 계속 유럽을 앞지를 수밖에 없다고 WSJ는 전했다.
생산성 하락으로 EU의 경제 규모는 2023년 15조5000억달러로 미국 22조달러의 약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수년간 경제성장률은 EU가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EU의 또 다른 약점으로 30개 이상의 국가가 서로 다른 법과 언어·문화를 갖고 있어 확장이 어렵다는 점이 꼽혔다. 이에 따라 규제도 EU가 더 엄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1인당 정부 지출은 유럽과 미국이 비슷하지만, 민간 자본 유입이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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