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때리기도…“美 대학 핵심 수입원 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명문대학 하버드대에 외국인 유학생 제한 등을 요구하며 연방정부 보조금을 폐지하겠다는 협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하버드대 때리기’의 근본적 이유는 자신의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는 ‘트럼프가 대학과의 전쟁을 벌이는 이유’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를 공격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엘리트 기관과의 싸움’은 곧 핵심”이라며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노동 계급 유권자, 그중에서도 백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설명했다 .
2024년 기준 미국인 유권자 59%는 대학 교육을 받지 않았다. 매체는 “트럼프 지지자 중 대학 공격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학 공격에 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문 대학은 매우 안전한 표적”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에 두 번이나 성공한 배경에는 미국 사회의 ‘노동 계급에 대한 홀대’가 있다. 매체는 “미국은 대학에 가지 않은 젊은이들이 기술만 있으면 보람찬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시키지 않았다”며 “대학에 가지 않은 수백만명을 간과하면서 대학생에게는 막대한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교육과 대학 학자금 대출에 막대한 연방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 정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대학생 약 2600만명을 위해 학자금 대출 최대 2만달러를 탕감하는 정책을 펼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이 정책을 폐지했다. 학자금 지원 정책은 대학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학과의 전쟁’에는 노동 계급 미국인에게 더 많이 투자해야만 한다는 전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업 학교(trade school)’ 육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5월 26일 트루스소셜에서 “반(反)유대주의 하버드대에 들어가는 보조금 30억달러(약 4조1400억원)를 빼앗아 전국에 있는 직업 학교에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훌륭한 투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학과의 전쟁’이 노동 계급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 보조금을 직업 학교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고 해서 노동 계급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후속 조치, 입법, 실행이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는 온데간데없을 뿐”이라며 “(보조금 이전은) 단지 하버드대를 처벌하려는 계획의 부산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하버드대 때리기는 ‘대학과의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다. 매체는 최근 유학생 비자 인터뷰 중단 정책도 ‘대학과의 전쟁’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은 미국 대학의 주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5월 27일 전 세계 대사관에 “추가적인 유학생(F, M, J 비자) 및 교환방문자 비자 인터뷰를 더는 배정하지 말고, 수일 내에 내려질 후속 지침을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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