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고향이와 코미디언 마이클 브룩하우스. [사진 출처 =연합뉴스, 마티 앤 마이클(MartyandMichael) 인스타그램 캡처]](https://wimg.mk.co.kr/news/cms/202505/17/news-p.v1.20250517.0d61cd6d0a4c40a3aca522b22ea499a5_P1.jpg)
인도네시아 특산물 중에 ‘코피 루왁(Kopi Luwak)’이라는 음료가 있다.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설한 것을 씻어 활용한 것인데 그 맛과 향이 독특해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다. 가격이 비싼 것으로도 유명한데 국내에서는 100g에 최소 10만원은 줘야 한다.
그런 루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일까. 최근 호주에서는 한 코미디언이 ‘원두를 통째로 삼킨 후 배설물로 나오면 그걸 볶아 커피를 내려 친구들에게 마시게 하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실행하는 일이 있었다. 결과는 장폐색 진단이었다.
호주 언론 PerthNow 등 외신에 따르면 코미디 듀오 ‘마티 앤 마이클’의 일원인 마이클 브룩하우스가 원두를 씹지 않고 통째로 삼킨 뒤, 이를 배설한 후 세척해 커피를 내려 친구들에게 대접하겠다는 장난을 계획했다.
그는 이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영상으로 공개하며 “지금 커피콩을 먹으려 한다. 씹으면 안 되고 삼켜야 한다”며 ‘프랭크(Prank, 장난)’의 시작을 선언했다. 그는 서너 줌에 달하는 커피 원두를 마치 알약을 먹듯 물과 함께 삼켰다.
그러나 영상을 공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브룩하우스는 병원 침대 위에서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그는 “엑스레이 결과 원두가 장에 너무 많이 쌓여 있다. 지금 시술실에 들어가 마취를 받고 수술받을 예정인데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직접 커피 원두를 먹고 배설물을 활용해 장난치려던 코미디언 마이클 브룩하우스. [사진 출처 = 마티 앤 마이클(MartyandMichael) 인스타그램 캡처]](https://wimg.mk.co.kr/news/cms/202505/17/news-p.v1.20250517.6c867cab384d46aa81216dc04fe2272e_P1.jpg)
브룩하우스는 장폐색 진단과 더불어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그의 장에서 “엄청난 양의 커피콩”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몸을 회복한 뒤 브룩하우스는 “이건 내 인생 최악의 한 주였다. 절대 원두를 먹지 말라”고 조언했다. SNS 계정에는 “마이클을 거의 죽일 뻔한 장난.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게시됐다.
브룩하우스의 기행은 SNS에서 큰 화제가 됐으나, 여론은 냉담했다. “이 사람 대신 정말 치료가 시급한 환자가 병상에 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카페인이라는 강력한 혈관수축 자극제를 대량으로 섭취한 위험한 행위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일반적으로 커피 열매는 생두 상태 또는 원두 그대로 섭취하지 않는다. 딱딱한 외피를 지닌 고섬유성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사람의 소화기관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생두 상태로 섭취하면 위장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씹지도 않고 그대로 삼킬 경우, 장내에서 물리적으로 통과하지 못하고 장 폐색이나 급성 변비, 심할 경우 장 천공 등의 중대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페인 과다 섭취로 십박수 증가, 혈압 상승 등 부작용도 초래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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