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돼지곰탕 18달러, 김치만두 12달
주소: 13 E 30th St, New York, NY 10016

음식이 너무 뜨거울 땐 조금 식혀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유명세가 한창 뜨거울 때를 지나 먹어보면 진가를 알 수 있다. 지난 2023년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 뉴욕 최고 요리 8선’에 빛나는 ‘옥동식 뉴욕(OKDONGSIK New York)’을 소개한다.
옥동식은 지난 2016년 서울에 돼지 국밥 전문점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지난 2022년 말 뉴욕 맨해튼에 진출했다. 처음에 팝업 스토어로 열었다가 인기가 너무나 좋아 그대로 이어졌다.
옥동식의 오너 쉐프인 옥동식은 최근 뉴욕의 한 강연에서 “이 맛이라면 그대로 뉴욕에 가서도 승산이 있겠다”는 마음으로 뉴욕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한국에서 구현한 방식을 그대로 뉴욕에서 구현했다. 식재료는 뉴욕에서 구했다는 것 말고는 큰 차이가 없다.
뉴욕에서 옥동식에서 식사를 하려면 지금도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예약 방문 없이도 가능은 하지만 기다려야 한다. 좌석은 테이블 없이 바에 13자리만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당연 돼지곰탕이다. 돼지곰탕의 옥동식의 처음이자 끝이다. 사이드로는 김치만두가 있다. 사실상 유일하다.
돼지곰탕을 시키면 반찬으로 배추김치와 고추지 그리고 물이 함께 나온다. 돼지곰탕은 쌀밥이 탕 안에 미리 들어가 있다.
우선 비주얼에서 일반 돼지국밥과 확연히 다르다. 국물색이 맑다. 희뿌연게 아니라 물냉면 처럼 속이 훤하게 보인다.
한입 국물을 떠먹는다. 맑은색 만큼 국물 맛도 맑다. 돼지로 만든 국물이 이토록 맑고 담백한 맛을 내는 게 신기할 정도다. 동시에 우리에게 익숙한 돼지국밥의 국물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함흥 물냉면보다 평양 물냉면에 가까운 맛이다. 덜 자극적이면서도 끌리는 맛이다.
얇고 큼직하게 쎃어놓은 돼지고기를 한점 먹는다. 고추지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부드러운 고기 맛이 일품이다. 국물 맛도 깔끔하더니 돼지고기 맛도 일반 돼지국밥의 돼지고기보다 깔끔한 맛이다. 먹다보면 고기의 양이 꽤 많다는 걸 느낀다.
이어 밥을 김치와 먹으니 찰떡궁합이다. 연거푸 수저가 입으로 들어간다.

돼지국밥이 시그니처 메뉴인데 가끔 사골 국물을 섞은 사골돼지곰탕도 나오기도 한다. 이건 주문하면 일단 비주얼부터 일반 돼지곰탕과 다르다. 국물색이 뿌옇다.

국물을 한술 뜨면 약간 사골 맛이 나지만 역시 맑고 깨끗한 국물 맛이 강하다. 고기와 밥은 돼지곰탕에서와 마찬가지다.
사이드도 빼놓을 수 없다. 주문하면 4점이 나오는 김치 만두다. 속을 돼지고기와 두부로 만들었다. 그래서 색깔이 조금 붉다. 맛은 돼지고기의 육즙과 두부의 담백함이 만나 조화를 이룬다. 메인을 보완해주기에 적절한 맛과 양이다.
한가지 덧붙여 말하자면 이곳을 찾은 사람들 사이에 평가는 엇갈리기도 한다. 얼큰한 돼지국밥을 기대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맑고 깨끗한 국물의 신세계 돼지국밥을 찾는다면 점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