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마시타는 4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미드글러모건의 로열 포스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해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합계 11언더파 277타.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린 야마시타는 LPGA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 146만2500달러와 함께 라이벌 다케다 리오(일본)를 밀어내고 신인상 랭킹 1위에도 올라서 기쁨이 배가됐다.
야마시타는 올해 LPGA 투어 입성부터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일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년간 뛰며 13승을 기록했고 대상·상금왕 2연패도 했다. 특히 2022년부터 3년 연속 60대 평균 타수를 기록하며 가장 꾸준한 실력을 보이는 선수로 꼽혔다.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수석 입학한 야마시타는 무엇보다 작은 체격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올 시즌 평균 비거리 245.22야드로 투어 최하위급인 146위에 머무는 야마시타는 이번 AIG 여자오픈에서는 평균 비거리가 209.6야드밖에 되지 않았다. 우승 경쟁을 펼친 71명 중 69위로 최하위다. 3라운드 때에는 평균 201.5야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정교한 숏게임과 퍼트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그린적중 시 퍼트 수 11위(1.77개)를 자랑하는 야마시타는 특히 그린을 놓쳤을 때 더욱 강해진다. 그린 주변 벙커에서 파를 잡아내는 샌드세이브는 62.75%로 2위, 그린을 놓치고 칩샷한 뒤 파로 막아내는 스크램블링은 66.90%로 당당하게 1위다. 짧은 드라이버샷에도 평균 스코어 70.38타로 7위에 올라가 있는 비결이다.
AIG 여자오픈에서도 야마시타의 정교함이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김아림(평균 253.5야드)에 비해 40야드 이상 짧았지만 대회 내내 그린적중률 77.78%에, 샌드세이브 100%를 기록하며 타수를 지켜냈다. 나흘간 퍼트 수도 119개밖에 되지 않았다. 라운드당 평균 29.75개로 상위권이다.
비결은 노력뿐이다.
야마시타는 자신의 마법 같은 숏게임 실력에 대해 "매일 노력하고, 변화를 주고, 개선해온 결과 꿈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스윙코치를 담당하고 있는 아버지도 큰 힘이 됐다. 야마시타는 "토요일 경기가 좋지 않아서 아버지와 함께 게임을 돌아본 뒤 숙소에서 스윙을 세부적으로 뜯어보고 수정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일본에서부터 치열하게 경쟁한 라이벌도 그가 더욱 집중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야마시타는 "일본에서부터 라이벌인 사이고 마오의 올해 초 우승이 나를 더 자극했다"고 털어놨다.
김아림은 이날 선두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해 내심 역전 우승과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합계 7언더파 281타, 공동 4위로 마무리했다.
김아림은 "도전을 즐겼고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조금 아프긴 하다. 그러나 그게 저에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김세영과 김효주가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3위에 올랐고 신지은, 유해란, 임진희는 합계 이븐파 288타, 공동 23위로 끝냈다.
올해 우승이 없는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합계 3오버파 291타, 공동 36위로 마치며 지노 티띠꾼(태국)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넘겨줄 위기에 놓였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가 끝나며 5개 메이저대회 성적에 따라 수상자를 가리는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자도 나왔다. 호주동포 이민지다. 이민지는 AIG 여자오픈에서는 공동 13위에 그쳤지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3위 등을 기록해 총 7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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