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최선 다하는 모습을 계속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홈런 및 최다 타점을 올리며 NC 다이노스의 승리에 앞장선 한석현이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 이글스에 16-5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5연패에서 벗어난 NC는 24승 3무 27패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들이 창원NC파크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2024년 9월 18일 한화전 이후 256일 만이다. 길었던 NC의 창원NC파크 홈 경기 9연패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9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한석현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호쾌한 장타력을 뽐내며 NC 승리에 앞장섰다.
초반부터 한석현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NC가 0-3으로 끌려가던 2회말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좌완 황준서의 2구 141km 패스트볼을 통타해 비거리 120m의 우중월 2점 아치를 그렸다. 한석현의 시즌 2호포.
5회말 좌익수 플라이, 6회말 삼진으로 돌아선 한석현은 7회말 다시 존재감을 뽐냈다. NC가 10-5로 앞서던 2사 1, 2루에서 상대 우완 불펜 자원 원종혁의 9구 153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견수 방면으로 향하는 강한 타구를 생산했다.

이때 한화 중견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포구 위치를 정확히 잡지 못했고,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공은 뒤로 흘렀다. 그 사이 질주를 멈추지 않은 한석현은 홈까지 파고들었다. 공식 기록은 그라운드 홈런. 2회말 2점포에 이은 이날 한석현의 두 번째 대포이자 시즌 3호포이기도 했다.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 2홈런 5타점. 이날 결과로 한석현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홈런, 최다 타점 기록을 새로 쓰게 됐다. 종전 타점 기록은 5월 7일 수원 KT위즈전에서 써낸 3타점이었다.
경기 후 이호준 감독은 “오영수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만루홈런을 기록했고 한석현 및 타자들이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석현은 “패스트볼이 낮게 온다고 코치님이 말씀하셨다. 패스트볼 하나 보고 바로 나가겠다 생각했는데, 상상한 것처럼 홈런이 나왔다”고 첫 번째 홈런을 터뜨린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그라운드 홈런을 친 장면에 대해서는 “(홈에) 들어올 때 무조건 아웃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홈 슬라이딩 과정에서) 다리도 잘 들어갔다”며 “(3루에 계시던) 박용근 코치님이 어느 때보다 팔을 빨리 돌리시더라. 깜짝 놀랐다. 탄력받아서 저도 더 빨리 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길었던 팀의 연패를 끊는 활약이었기에 더 값졌다. 그럼에도 한석현은 “제가 끊은 것이 아니다. (역전 결승 만루포를 친) (오)영수 활약이 컸다. 거기에 다 자극받아서 선수들이 으쌰으쌰 했다. 저는 그냥 보탬이 된 정도”라며 “(멀티 홈런을) 쳐본 적이 없어서 소감은 말하지 못하겠다. 맨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대천중, 경남고 출신 한석현은 2014년 2차 5라운드 전체 48번으로 LG 트윈스에 지명된 뒤 2023시즌부터 NC에서 활약 중인 좌투좌타 외야수다. 많은 잠재력을 지녔다 평가받았지만, 냉정히 지난해까지는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통산 98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297 6타점 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588을 작성하는데 그쳤다.
올해는 다르다. 2일 기준 33경기에서 타율 0.238(80타수 19안타) 3홈런 17타점 OPS 0.740을 기록, 어엿한 NC의 핵심 멤버가 됐다. 그 배경에는 절박함이 있다.
한석현은 “(기술적으로)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솔직히 올해는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진짜 그 생각만 하고 준비했다. 다른 것은 없었다. 준비는 다 똑같이 했다. 올해 좀 더 (간절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작년 같은 경우는 (1군 경기에 나설 때) 긴장이 많이 됐다. 선발 뿐 아니라 대수비, 대타, 대주자로 나갔을 때도 긴장됐는데, 요즘은 즐기는 것 같다. 경기에 나가는 것이 재미있다. 팬들께서 환호 보내주시는 것도 좋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5월 말에는 다소 주춤하기도 했지만, 이날 맹타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는 “매일 일찍 연습한다. (경기) 끝난 뒤에도 늦게까지 연습하고 있다. (좋은 활약이) 나올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한석현은 “오늘 같은 모습을 맨날 보였으면 좋겠다. 최선 다하는 모습을 계속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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