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단이 이 지역에서 노력하는 것을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불합리한 대우도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이번에 있었던 사고를 통해 구단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을 겪었다.”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 이사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 언급 배경에는 창원시 및 창원시설공단의 비협조적이고 무책임한 태도가 있었다.
이 대표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창원NC파크 재개장 관련 구단 입장 및 향후 대처에 대한 공식 브리핑에서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NC는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이 추락해 한 야구 팬이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뒤 창원시 및 창원시설공단의 무책임한 행보 및 늑장 대처로 한동안 원정 일정만을 소화했다.
이후 NC가 따뜻한 배려와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은 울산시와 손을 잡고 울산 문수야구장에 임시로 둥지를 틀자 그제서야 창원시가 바빠졌다. 부랴부랴 경기장 점검을 마쳤고, NC는 이날 한화 이글스전부터 창원NC파크에서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NC에게 여러가지를 느끼게 했다. 이진만 대표 이사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구단의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구단과 주위 환경,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됐고, 더 강한 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구단의 역량 강화와 함께,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단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런 환경에서 야구를 할 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그에 따라 더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게 되며,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구단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생각한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러한 환경을 함께 만들어갈 파트너쉽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면서 “‘제2의 창단’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새로운 가능성들을 검토해 보고 더 많은 팬 분들이 공감하고 사랑할 수 있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재설정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후 이진만 대표 이사는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을 통해 이러한 구상을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다음은 이진만 대표 이사와의 일문일답.
Q. 연고지 이전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셨는데.
- 연고지 이전을 하겠다 단정적이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과 달리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아직 큰 진전이 있을 정도로 검토가 진행된 과정은 아니다. 이제부터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Q. 이러한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있으신지.
- 구단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디네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사회 기부 활동과 유소년 지원 활동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 구단이 이 지역에서 노력받는 것을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불합리한 대우도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이번 사고를 통해 구단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을 겪었다. 현상 유지는 답이 아니라 판단했다. 개선된 방향성을 진지하게 모색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Q. 이번 상황으로 구체적인 손실이 어떻게 되는지.
- 일부 언론에서 이미 보도하신 바 있다. 직접적인 금액 손실만 하면 40억 정도 된다. 울산에서 잔여 시즌 다 보냈다 하면 100억 원대를 훌쩍 넘었을 것이다. 이 밖에 간접적으로는 계속된 원정 경기로 선수단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다. 그 부분도 아직 공개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다 집계를 하고 있다.
Q. 창원시에 어떤 부분들을 요청하셨는지.
- 우리가 앞으로 창원에서 계속 야구할 수 있게 구체적인 부분들을 지원해달라는 것을 요청했다. 구단의 손실 부분도 같이 언급돼 있다. 연고지 관련 고민을 함에 있어 창원시에서도 같이 고민을 할 수 있게끔 이런 부분들을 보완해 달라 전달했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Q. 창원시의 태도도 이런 판단의 배경이 됐는지.
- 최근 이 사건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창원시와 구단의 관계가 썩 매끄럽게 보이지 않으실 수 있다. 연고지 관련된 결정은 감정적이나 비합리적인 것이 아닌, 철저하게 구단과 팬들을 위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다. 요구 상황에 대해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실행을 해주신다면 창원시와도 계속 진지하게 협의를 이어가려 한다.

Q. 창원시에 요청하신 답변 기한이 있는지.
- 정해두지는 않았다. 창원시 입장에서도 충분히 검토를 해야 한다. 항목 별로 착수 시점, 완료 시점, 실제 실행하는데 예상되는 예산, 어떻게 예산 확보하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달라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요청 드렸고 답변 주시면 우리도 성심성의껏 창원시와 다시 협의를 거칠 것이다. 단 창원시 답변만 기다릴 수 없다. 다른 지역에 대한 검토도 병행할 것이다.
중요한 변수가 하나 있을 것 같다.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다. 창원시가 제시한 해결책이 어떤 분이 되느냐에 따라 변경이 되거나 뒤집히는 등의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답변을 최대한 빨리 주셔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이전에 실행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Q. 창원시에 대한 요청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 대략적인 부분만 말씀드리면 시설 개선 부분이 있다. 팬들의 접근성 향상에 대한 부분, 행정적 지원 부분이 있다. 행정적 지원은 예전 시에서 약속했던 것들을 지켜달라는 것들이 포함돼 있다. 세부 항목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해 주실 것을 요청했다. 무리한 요구는 아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Q. 창원 지역 팬들에 대한 설득이 있어야 할 텐데.
- 우리가 불편한 과정들도 있었고 많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아직까지 연고지를 옮기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팬들이다. 만약 연고지를 옮기게 되더라도 팬들에 대한 고민을 끝까지 할 것이다. 팬들의 감정, 연결고리, 구단의 지속성 등을 고려해 그 부분은 계속 고민할 것이다.

Q. 구장 계약비 문제가 있는데.
- 얼마 전 한 매체에서 구장 사용료에 대해 언급하셨다. 구단이 구장 사용료를 다 지급했기 때문에 이전에 걸림돌 되지 않는다는 기사를 봤다.
결국엔 비용 문제다. 상당히 큰 금액이다. 만약 이전하게 된다면 계약서에 따라서 헌납할 비용을 환수할 수 있는 부분은 고민해 봐야 한다. 단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미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생각한다. 구단도 기업이다. 기업의 가치 평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일반적인 기업들은 그 구단 가치 평가에 있어 수익성 가치 평가가 매겨진다. 수익성이 없는 기업들은 성장성 지표들로 가치 평가가 매겨진다. 프로 스포츠 구단처럼 수익성, 성장성도 없으면 세 가지다. 팀 성적으로 대변되는 스포츠 컨텐츠로서의 가치, 경기장 가치, 연고 시장의 가치다. 두 번째 경기장 가치는 이 구장이 좋고 나쁘냐가 아니라 경기장이 얼마나 많은 팬을 동원할 수 있느냐다. 경기장 가치, 연고 시장의 가치는 구단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연고지를 옮겨 환경이 개선돼 그 가치가 이미 납부한 내용보다 크다 하면 이미 납부한 내용은 미래 의사 결정에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매몰 비용이라 인식할 수 있을 것 같다.
Q.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밝히게 된 구체적인 이유가 궁금하다.
- 우리 구단은 KBO리그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생각한다. 먼저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데 여러 애로 사항이 있다. 창원시로부터 약속은 받았지만 실행되지 않은 부분도 감안하면 호의적의지 않은 환경에서 야구해 왔다. 그럼에도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사건과 같이 큰 일을 겪으면서 구단 생존의 위협을 경험했다. 구단 생존 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변화가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했다. 창원에서도 여건이 개선된다면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 생각하고 있다. 특정 지역 언급, 옮긴다가 아니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실감했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Q. 연고지 이전에 대해 KBO와 협의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 KBO에게 대단히 감사하다. 울산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허구연 총재님, KBO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연고지 고민에 대해서도 KBO는 대안이 있다는 말을 해주셨다. 지금도 현실적인 대안이 있다는 말을 해주고 있다. 우리는 KBO와 계속 협의할 수 밖에 없다. KBO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밖에 없다.
Q. 구체적으로 후보군들을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
-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이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구단이 외부의 이권에 이용되거나 열악한 환경, 부족한 상황 속에서 구단 자체적으로 고민하는 그런 환경이 아니기를 바란다. 구단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팬들이 야구장에 편하게 찾아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연고지라 생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로 스포츠 연고지 이전 사례가 많지 않다. 대신 해외를 보면 다양한 리그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연고지 이전 사례들이 상당히 많다. 국경을 넘어 이전하는 경우도 있다. 매우 불편한 그런 상황을 감수하면서 옮길 정도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 항상 관심을 가지고 그런 부분을 지켜봐 왔다. 벤치마킹, 참고할 사례들은 많다 생각한다. 다양한 방법들을 KBO와 협의하고자 한다.
Q, 전날(29일) 루버 공사를 구단이 숨겼다는 한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 보도된 시점이 어제 밤, 오늘 아침이었다. 우리에게 뉴스는 아니었다. 이 사건 발생 직후 수사 기관이 수사를 개시한 시점부터 알고 있는 내용, 가지고 있는 자료를 다 제공했다. 담당 직원이 수사도 받았다.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나 자료들은 다 전달드렸다.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인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2022년 말 구장 콘크리트 벽 여러 군데와 여러개의 창문이 깨지는 현상이 있었다. 구단은 깨진 콘크리트 보수와 유리창 교체를 창원시설공단에 요청했다. 우리가 받은 답은 ‘콘크리트 보수는 해주겠다. 유리창은 공단 관리 영역이 아니니 자체적으로 교체하라’ 했다. 구단은 창원시설공단과 커뮤니케이션 후 자체적으로 유리 공사를 했다. 유리 공사 완료된 시점인 2023년 초 창원시설공단이 진행한 정밀 안전 점검, 2024년 9월 정기 안전 점검에서 보수한 교체 유리창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특이 사항 없다는 소견을 두 차례 받았다.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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