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3선 미드필더 고민을 덜어낼까. 전북현대 김진규가 3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10차전 이라크, 쿠웨이트전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내달 6일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와 9차전을 치른 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10차전 일정을 소화한다. 현재 홍명보호는 3차 예선 B조 4승 4무(승점 16)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라크전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조 2위 자리를 확보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다.

‘원정-홈’으로 이어지는 이번 일정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은 14명의 해외파와 12명의 국내파 선수를 소집했다. 그는 “6월 일정은 중요하다. 더운 날씨, 컨디션 관리, 준비 기간 등 모든 부분을 감안해서 선수를 발탁했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우선순위에 올렸다”라고 설명했다.
3선 미드필더진의 변화가 눈에 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7월 부임 후 지난 3월까지 총 4번의 소집 동안 다양한 선수를 기용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 박용우(알 아인)를 주전조로 중용했다. 그러면서 정우영(울산HD), 정호연(미네소타 유나이티드), 백승호(버밍엄 시티), 권혁규(히버니언), 김봉수(김천상무), 원두재(코르파칸 클럽) 등 6명의 선수를 불러들였다.

이번 소집에는 전북 출신의 김진규, 박진섭이 들어왔다. 황인범, 박용우와 더불어 원두재까지 총 5명의 선수가 3선에서 활약할 수 있다.
늘 고민이 컸던 3선 자리에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새 얼굴을 맞이했다. 이중 김진규의 활약이 기대된다. 홍명보 감독은 3선에 두 명의 선수를 배치하는데, 한 명은 수비에 집중하면서, 빌드업을 돕는 역할을 맡고, 다른 한 명은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 최근까지 박용우-황인범이 가장 이상적인 조합으로 평가받았다.
김진규는 황인범 자리에 나설 수 있는 유일한 중앙 미드필더다. 두 선수는 왕성한 활동량과 적재적소에 패스를 넣을 수 있는 강점을 공유하고 있다. ‘황인범 파트너 찾기’에 몰두했던 홍명보호는 이번 소집에서 ‘황인범 대체자 찾기’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황인범을 대체할 마땅한 후보는 없었다. 지난 3월 황인범은 종아리 부상 여파를 안고 있었다. 풀타임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백승호가 오만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전반전 막판 부상을 입고 말았다. 백승호의 백업마저 없던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이강인은 3선에 배치한 바 있다. 그만큼 황인범의 역할을 맡아줄 자원이 없었다.
오는 이라크, 쿠웨이트전에서는 김진규가 3선 고민을 다소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규는 이번 시즌 상승세를 맞이한 소속팀 전북현대와 함께 물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거스 포옛 감독 체제에서 강상윤, 박진섭과 함께 팀의 중원을 지키며 13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리그 2위로 선두 대전하나시티즌과 승점 2점 차다.
소속팀의 상승세와 꾸준한 활약 속 김진규는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받았다. 김진규는 연령별 대표팀을 경험한 뒤 지난 2022년 1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첫 A대표팀 부름을 받았고,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해 6월에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 발탁돼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후 김진규는 대표팀과 멀어지는 모습이었지만,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다시 기회를 받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계속해서 황인범-박용우 조합으로 경기를 치렀다. 두 선수는 현재 경고가 누적된 상태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고자 한다. 원두재, 박진섭 두 선수는 스타일이 다르다. 한 자리는 상황에 따라 기용이 달라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황인범 자리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를 찾았다. 김진규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다소 (성장이) 정체됐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3선 미드필더진에게 긴장감을 줬다. 그는 “해당 포지션은 많은 경쟁이 있을 것이다. 대표팀은 항상 경쟁 체제다. 다음 일정에서 멤버가 또 달라질 수 있다. 3선에는 조금 더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를 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구회관(신문로)=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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