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이 쑤시네요. (창원NC파크) 감독실에 있는 안마기가 굉장히 생각납니다. 오늘 경기가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나긴 떠돌이 생활에 지쳤음에도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은 승부욕을 잃지 않았다.
이 감독이 이끄는 NC는 2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 이글스와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를 치른다.


요 근래 이호준 감독을 비롯한 NC 선수들은 기나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뒤 NC는 홈 구장 안전점검으로 원정 일정만을 소화했다. 최근에는 울산시의 따뜻한 배려와 적극적인 협조로 울산 문수야구장을 임시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호텔 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령탑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21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호준 감독은 “온 몸이 쑤셔 죽겠다. 치료도 못 받고 있다. 감독실에 있는 안마기가 굉장히 생각난다. 그것을 지금 못 쓰고 있다. 허리, 목, 어깨 지금 다 올라와 죽을 것 같다. 그것을 한 번 쓰면 몸이 가벼울 텐데…”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승부욕을 잃지는 않았다. 이 감독은 “오늘 경기가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상대 선발로 나서는) 황준서도 쉽지 않다. LG 트윈스 타격 코치할 때 봤는데,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좀 있지만, 맞춰 잡으면 쉽지 않다. (우리 선발로 출격하는) (신)민혁이가 잘 던져줘야 한다. 23~25일 (잠실) 두산 베어스 3연전과 27~29 (인천) SSG랜더스 3연전을 살펴보니 선발 매치업이 어렵다. 외국인 투수들이 2명씩 나온다. 우리에게 오늘 경기가 참 중요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신민혁은 SSG 3연전까지 던진 뒤 한 차례 휴식을 가질 전망이다. 이호준 감독은 “SSG전까지 던지고 투수 코치, 선수와 상의할 것이다. 선수와 충분히 이야기할 것이다. 오늘 던지면서 구속도 봐야 한다. 최근 구속이 좀 떨어졌다. 신호라고 생각한다. 조금 관리해 줘야 될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SSG전에는 성적이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거기까지 가는게 맞다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일 울산 한화전에 선발로 나섰던 목지훈(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4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은 패전 투수가 됐지만, 5회까지 잘 던지며 NC에 위안을 안겼다.
이 감독은 “잘 던졌다. 투구 수를 감안했을 때 6회 가는 게 맞긴 했다. 위기 잘 넘겼으면 7회까지 잘 갈 수 있었다. 6회도 잘 했는데, 폭투와 (채)은성이에게 안타 하나 맞아 잘 넘기지 못했다. 폭투, 폭투로 점수를 주면서 상황이 그렇게 됐다. 그래도 제 몫을 다했다. 타선이 조금 해줬으면 편하게 갈 수 있었는데 문동주 공이 너무 좋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이 정도 던져줬으면 승리 투수가 되야 하는데, (목)지훈이도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폭투로 점수 준 부분에 대해서도 본인 생각이 있을 것이다. 어제도 2개 정도 크게 빠지는 변화구가 있었다. 그 전보다는 줄었는데, 프로야구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려면 안 나와야 한다.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NC는 이날 투수 신민혁과 더불어 천재환(중견수)-김주원(유격수)-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손아섭(지명타자)-권희동(좌익수)-김형준(포수)-서호철(3루수)-김휘집(1루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호준 감독은 “(권)희동이가 너무 힘들어 해서 뒤로 (타순을) 빼줬다. (천)재환이는 어제 못 치기는 했지만,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 (김)휘집이가 조만간 좋아질 것이다. 빠르면 오늘부터 좋은 타구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그라운드로 나섰다.

[울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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