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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 범행에 대선까지 악용”…제주경찰 대응 강화

정당 관계자 사칭하며 숙박·음식 등 주문 후 노쇼

  • 고경호
  • 기사입력:2025.05.20 14:45:14
  • 최종수정:2025.05.20 14: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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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관계자 사칭하며 숙박·음식 등 주문 후 노쇼
제주경찰청은 20일 청사에서 노쇼 사건 대책 회의를 열고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제주경찰청 제공]
제주경찰청은 20일 청사에서 노쇼 사건 대책 회의를 열고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제주경찰청 제공]

‘노쇼’ 범행에 대선까지 악용되면서 경찰이 대응 마련에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최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 관계자를 사칭해 숙박을 예약하거나 음식을 주문한 후 방문하지 않는 일명 ‘노쇼 사건’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실제 서귀포시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지난 18일 자신을 정당 관계자라고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선거 운동을 위해 30명이 제주에 내려오는데 2박3일간 묵을 예정이다. 운동원들이 먹을 도시락을 대신 구매해달라”며 “후보가 지정한 도시락 업체로 대금을 먼저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요청에 따라 도시락 대금 400만원을 송금했지만 예약 당일 노쇼 피해를 당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제주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업주 B씨도 정당 관계자 20명이 참석하는 저녁 자리를 예약받으면서 양주 4병을 미리 준비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판매업자에게 대금 660만원을 송금했지만 예약 당일 연락이 끊기고 주문한 양주도 받지 못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사이에 정당 관계자를 사칭해 숙박 또는 음식을 예약한 후 방문하지 않은 내용으로 접수된 제주지역 112신고 건수는 ▲숙박업체 대상 4건 ▲음식점 대상 2건 등 6건이다. 이 기간 정당 관계자 사칭이 아닌 일반 노쇼 사건도 5건 발생했다.

제주경찰청은 노쇼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외식업 및 숙박업 제주지부에 협조 공문을 발송해 회원들에게 예방 문자를 전파했다. 또 제주경찰청 및 각 경찰서에서 가동 중인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통해 노쇼 사건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영길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은 “남은 대선 기간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노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정당 관계자를 사칭하면서 예약하거나 대납을 요구하면 해당 정당에 다시 한번 확인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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