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극우단체의 '댓글 조작' 의혹을 전면에 꺼냈다. 최근 유시민 씨 발언과 이 후보 아들 문제가 논란이 되자 이슈의 방향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1일에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 후보 가족 논란을 집중 공격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네거티브 전략은 '집토끼'를 결집하는 한편, 상대 후보의 기세를 꺾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정치권의 낡은 선거 전략이 다시 등장한 셈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익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무관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확실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를 내세워 역사교육을 하는 단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며느리인 양메리 씨(본명 양주영)가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이 단체가 '자손군'(자유손가락군대의 줄임말)이라는 댓글 팀을 조직해 이 후보를 비방하고 김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은 오히려 민주당이 대선 공작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질문에 "리박스쿨에서 돌봄교사 양성을 빙자해 자격증을 엉터리로 주며 댓글을 쓰게 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그렇다면 그 행위를 과연 누구 때문에 했으며, 그 행위가 누구에게 이익이 됐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를 칭찬하고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치적 공격을 가한 것으로, 그 이익은 고스란히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취했다"며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리박스쿨 관련자들이) 엉터리 회견도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도 이날 "극우 여론조작 부대가 '자손군'이라는 이름으로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조작팀을 운영하고, 조작에 참여한 청년들을 가짜 자격증으로 초등 늘봄학교 강사로 투입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극우 세뇌 교육을 해왔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불법으로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는 이번 사건을 우리는 선거 부정 댓글 내란 사건이라고 부른다"며 "2012년 이명박(MB) 정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과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 사태의 종합판이라 할 만한 심각하고 충격적인 국헌 문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며 당내 진상조사기구 설치, 신고센터 운영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경찰은 일단 전담반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이 후보 아들의 인터넷 댓글 논란과 관련해서도 "욕하는 것을 보지 않았나. 입에 담지는 않겠다"며 "(제 딸은) 그런 해괴망측한 욕을 하거나 도박을 해서 문제가 되거나 그런 것이 없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아들 험담 금지법, 범죄제보 포상제, 이재명 재판 중지법, 대법원장 특검법, 판검사 처벌법을 만들겠다고 한다"며 "이재명 민주당이 '민주'라는 이름을 버리고 '이재명'으로 가득 채워진 '이재명 독재당'이 됐음을 목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형민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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