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정부의 초소형 위성 개발사업 방안에 따르면 위성 시제 1호기 제작에 국내 업체가 참여하고 2호기부터는 산업체 주관으로 양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영진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정부기관 중심으로 위성을 개발·제작해왔는데 초소형 위성 개발사업은 민간업체를 개발 주체에 포함시켰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초소형 위성은 제작비용이 저렴하다. 발사 시기도 발사체 일정을 유연하게 적용시킬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초소형 위성의 주요 임무가 한반도 주변 정보수집이기 때문에 상황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안보상 이유로 여러 대를 군집으로 운용해 동일 지점을 더 자주, 또는 동일 시간에 더 넓게 관측할 수 있어 군사적 효용이 높다.
민간 주도 우주개발 산업에 대한 효과도 기대된다. 저비용으로 단기간에 제작이 가능해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정부 주도 제작·개발보다는 우주산업 저변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정부가 초소형 위성을 대량 발주해 기업이 양산하면 관련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소형 위성 시장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기준 글로벌 소형 위성 시장은 최대 180억달러(약 24조원)로 추정된다. 2030년에는 2000억달러에 근접할 전망이다. 6세대(6G) 통신이나 지상 관측 등에 사용되는 초소형 위성은 비용이 대형 위성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미 스타링크, 원웹, 아마존 카이퍼 같은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했다.
정부의 초소형 위성 개발사업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주요 방위산업체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KAI, LIG넥스원은 각각 전천후 정찰 위성용 합성개구레이다(SAR)의 탑재체·본체·지상체 개발을 분담하며 상호 협력을 통해 초소형 위성체계 개발에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SAR 센서와 통신기술, KAI는 위성 본체와 6G 통신 시스템, LIG넥스원은 지상체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개발 중이다. 초소형 위성 개발사업은 자이로스코프(회전 운동을 이용한 자세 방향 측정장치) 기술 주권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정 교수는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걸려 위성에 미국산 자이로스코프가 있으면 미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발사할 수 있다"면서 "초소형 위성의 운용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라도 국산 자이로스코프를 탑재한 위성 개발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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