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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 잡지 마세요”… 김규리, 블랙리스트 언급에 눈빛 흔들린 순간

  • 김승혜
  • 기사입력:2025.05.30 07:39:39
  • 최종수정:2025-05-30 08: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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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규리가 감춰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한 마디, 짧은 눈빛, 하지만 그 안엔 몇 해를 꾹 눌러온 감정이 있었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신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무대에는 김규리를 비롯해 안내상, 명계남, 주성환, 김남균 감독, 정천수 프로듀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신명’은 무속과 정치, 저널리즘이 엮인 이례적인 오컬트 정치 드라마다. 김규리는 극 중 주술과 신비한 힘으로 권력을 움켜쥐려는 여인 ‘윤지희’ 역을 맡았다. 단단한 권력을 탐하는 캐릭터이지만, 실제 김규리의 모습은 전혀 다른 결을 보여줬다.

사진설명

이날 진행을 맡은 정천수 프로듀서가 “이 작품에 나서겠다는 배우를 찾기 어려웠다. ‘다들 빨갱이들만 모여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규리 배우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분”이라고 언급하자, 현장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김규리는 조용히 마이크를 들었다. “저 좀 놔주세요. 언제까지 목줄을 잡고 계실 건가요.”

짧지만 강렬한 그 발언은,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상처를 드러내는 문장이었다. 이어 “이런 질문들, 불편해요. 벌써 몇 년이 지난 일이잖아요”라고 덧붙이며, 여전히 감정의 잔재가 남아 있음을 내비쳤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공개된 영화 스틸 속 김규리는 눈을 부릅뜬 권력자의 표정으로 시선을 압도하지만, 이날 무대 위에서는 다소 떨리는 눈빛으로 현실의 무게를 안고 있었다. 묵직한 배역만큼이나 무거운 현실을 안고 있는 배우였다.

한편 영화 ‘신명’은 정치와 신비주의를 엮은 독특한 장르물로, 6월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규리는 최근 SNS 활동을 통해 자연 속에서의 일상, 그림과 명상을 공유하며 또 다른 방식의 힐링을 이어가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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