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이파이브’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진심으로 담긴 영화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빛나는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즐겁고 유쾌한 연기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불편한 마음과 염려가 있다고 해도 영화 자체의 즐거움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거라고 감히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화 ‘하이파이브’가 4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모두가 노력한 끝에 드디어 세상에 나서는 ‘하이파이브’는 유쾌한 웃음으로 ‘유아인 리스크’를 극복하고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26일 오후 용산구 CGV 용산에서 영화 ‘하이파이브’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강형철 감독을 비롯해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이 참석했다.

영화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써니’ ‘과속스캔들’ ‘타짜-신의 손’ 등을 통해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영화제까지 감독상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한국 영화계에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온 강형철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이재인을 비롯해 라미란, 안재홍,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 등의 배우들이 합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영화는 이식받은 태권소녀 ‘완서’(이재인 분), 폐를 이식받은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분), 신장을 이식받은 프레시 매니저 ‘선녀’(라미란 분), 간을 이식받은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분), 그리고 각막을 이식받은 힙스터 백수 ‘기동’(유아인 분)까지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들이 의문의 기증자로부터 장기를 이식받고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시작된다.
정체성이 오락영화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고백한 강현철 감독은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너무 기쁘다. 7년 만에 신작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며 “사실 전까지 제가 만든 영화를 극장에 건다는 것이 이렇게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던 거 같다. 한국 영화가 어려워졌기에 같이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 스크린이라는 마법 같은 공간에서 영화의 매력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고백했다.

심장을 이식받은 후 초강력 파워와 스피드를 가지게 된 태권소녀 ‘완서’ 역을 맡아 생애 첫 액션을 선보이는 이재인은 태권도 품새부터 고난도 와이어 액션까지 연기 천재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열연을 선보일 전망이다. 이재인은 “엄청난 영화에서 엄청난 역할을 맡았다는 실감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렘과 부담을 동시에 드러냈다.
안재홍은 폐를 이식받은 후 남다른 폐활량을 갖게 된 작가 지망생 ‘지성’ 역으로 특유의 엉뚱하고 개성 있는 매력을 발산하며, 라미란이 신장을 이식받은 후 의문의 능력이 생긴 프레시 매니저 ‘선녀’ 역으로 천연덕스러운 웃음을 선사한다.
이에 안재홍은 “많은 분들 앞에서 소개할 수 있고 공개할 수 있게 돼서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재홍과 과거 ‘응답하라 1988’로 모자 연기 호흡을 선보였던 라미란은 작품을 통해 안재홍과 다시 만난 것에 대해 “안재홍도 여러 엄마를 거쳤고, 저도 여러 아들을 거쳤다. 이번에는 미스”라며 “이제는 아들이 나이가 들고, 나는 회춘을 해서 남매 같은 느낌으로 생각해 주면 감사하겠다. 여기서 신분세탁을 해보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김희원은 간을 이식받은 후 약손 능력을 얻게 된 작업반장 ‘약선’ 역으로 ‘겉차속따’의 매력을 선보이며, 오정세는 ‘하이파이브’에서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지만 부성애를 장착한 현실 히어로 ‘종민’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저희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낸 오정세는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는 것에 대해 “모든 아버지에게는 다 초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능력보다 위대한 초능력일 것”이라며 “마지막 액션도 기술적 발차기가 아니라 아버지의 부성애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췌장을 이식받고 젊음을 얻게 된 새신교 교주 ‘영춘’ 역에는 60여 년간 영화, 드라마, 연극을 종횡무진 누벼온 국민배우 신구와 박진영이 2인 1역을 맡아, 세대를 초월한 연기 호흡으로 빌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너무 애정하는 작품이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서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말한 박진영은 김구와의 2인 1역에 대해 감”독님의 부탁으로 신구 선생님께서 직접 읽어주셨고, 그걸 녹음할 수 있게 허락해 주셨다. 연습하면서 중간중간 감독님과 만나 체크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저 극중 ‘영춘’의 아이덴티티와 저 색깔을 찾기 위해 계속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오정세는 “후배와 연기를 해야 하는 건지 선배님과 연기를 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운 적이 있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식받은 장기에 따라 각기 다른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 다섯 명이 뭉치는 만큼 ‘하이파이브’는 그 무엇보다 각 배우간의 티키타카가 중요하다.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루다보니 티키타카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고 말한 이재인은 “이전에는 혼자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여러 사람과 함께 호흡하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됐다.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많이 배우고 즐거웠다”고 후기를 전했다.
안재홍은 “강형철 감독님의 대본이 리듬감이 잘 짜여 있다. 함께 호흡하면서 티키타카가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재미가 만들어 진 거 같다”
‘초능력’을 주 소재로 하는 만큼 ‘하이파이브’는 CG 작업이 유독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기술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었다”고 말한 강형철 감독은 “그러면서도 현실에 발을 붙이기를 원했다. 동네서 친구 같은 느낌으로 설정했고 캐스팅도 주위에서 매력이 빛나는 그런 배우로 했다. 지극히 현실적인 그림으로 다가가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극중 인물 중 가장 많은 CG 작업에 참여한 이재인은 “액션 부분이 많다 보니 와이어와 그린메트에 가장 많이 붙어있었다. 처음에는 어느 방향으로 봐야 하는지 고민 많이 했는데 적응이 많이 돼서 상상으로 CG를 깔아놓고 작업을 했다”고 귀띔하기도. 반면 강풍기를 통해 ‘장풍’을 쏘는 장면을 연출한 안재홍은 “진짜 강풍기를 틀어주셔서 진짜 초능력을 쓰는지 알았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으며, 라미란 역시 “약간의 노출만 하면 됐어서 괜찮았다”고 솔직하게 말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김희원은 CG 대신 분장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김희원은 “치료를 담당하는 거여서 손만 뻗고 가져다 대면 되는 줄 알고 개꿀이구나 했는데, 손을 갖다 데면 늙어지는 거여서 분장을 3시간 받고, 다시 또 분장 지우는 것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분장 외에도 김희원은 남의 아픔을 가져오는 능력인 만큼 표정 연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김희원은 “사실상 아픈 연기를 해야 했다. 다른 사람이 아파하는 것을 주로 따라 짓다 보니 상대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작품 속 상의 노출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몸과 관련해서 대본에 짐승 같다는 표현이 있던 걸로 기억난다”며 “그저 멋있게 만들기 보다는 이 캐릭터가 갑자기 힘이 생겨서 괴력이 생겼다면 어떤 몸을 가질까 생각했다. 몸을 크게 불리기보다는 근육들이 선명하게 보일 수 있게 다이어트를 하면서 준비를 했다”고 고백했다.
반면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었던 오정세는 “저는 현장에서 재밌게 나머지 액션을 관객처럼 즐기면서 관람했다”고 해맑게 말했다.
“2편이 기다려지는 작품”이라는 평에 강형철 감독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즐겁게 프리퀄 등의 많은 즐거운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거니까”라면서도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다면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거니”라며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잘 만들어진 ‘하이파이브’지만 넘어야 할 장애물은 험준하다. ‘마약 혐의’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유아인이 주연 배우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1월 크랭크업을 한 뒤 2023년 개봉을 앞두고 있었던 ‘하이파이브’는 유아인이 마약 투약으로 수사를 받기 시작하며 공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2025년 5월 30일 스크린에 걸리게 됐지만, 유아인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못하다.
“영화는 한 명의 영화가 아니다”고 밝힌 강형철 감독은 “굉장히 많은 분들이, 일생의 한때를 바치며 많은 노력을 기했다. 여기에 빛나는 배우들이 큰 즐거움을 드리는 위해 노력했다”며 “저는 ‘하이파이브’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진심으로 담긴 영화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빛나는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즐겁고 유쾌한 연기가 있다. 혹시라도 불편한 마음과 염려가 있다고 해도 영화 자체의 즐거움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거라고 감히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재인은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오래 올라가는 걸 보면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히며 “두려우면서 떨렸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노력해 준 작품에서 너무 중요한 역할을 맡았구나 싶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여름, 힘을 다해, 초능력을 발휘해 찍은 작품”이라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안재홍은 ‘하이파이브’에 대해 “강형철 매직이”이라고 정의하며 “모두 한 마음으로 즐거움과 재미와 쾌감을 드리기 위해 한 장면 한 장면 온 마음과 힘을 다 쏟은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극장에서 보시면 쾌감이 넘치는 영화”라고 자부했다.
한편 ‘하이파이브’는 오는 5월 30일 개봉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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