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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달성땐 채권전환 펀드 … 중수익 매력에 슈퍼리치 '눈길'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금리인하기 이자 수익 감소
돈 묻어두는 것만으론 부족
현금성 자산 재조정할 필요
만기 정해진 목표전환형펀드
변동성에 강해 장기투자할만
인프라펀드론 수익률 보완을

  • 기사입력:2025.05.29 16:29:50
  • 최종수정:2025.05.29 16: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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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기예금 만기가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만나는 고액자산가들이 하나같이 묻는 질문이다.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주던 예금 상품 만기가 다가오면서 다음 수를 어떻게 둘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에 힘입어 '묻어두기만 해도' 이자를 챙길 수 있었던 시기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함께 저물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 매력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금융시장의 큰 파도에도 묵묵히 현금자산을 지켜왔던 고액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는 지금 조용하지만 분명한 방향으로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에 올 자산 동향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고액자산가 자금 변화는 표면적으로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자금 흐름은 조금씩 방향을 틀고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예금 연장이 아닌 전략적 리밸런싱이 시작된 것이다.

한 자산가는 "불안해서 그동안 현금으로 들고 있었는데, 이제는 가만히 있기도 불안해졌다"며 "손실 보기도 싫지만 괜히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닌가 싶다"고 심경을 내비쳤다.

기준금리는 점차 내려가는 기류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예금이 주는 이자 수준이 낮아지고 실질 수익률도 떨어진다. 예금 금리는 떨어지는데 실질 수익률은 점점 더 낮아지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전략적 재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히 수익률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현재 금융 환경, 향후 시장 흐름, 개인의 자산 목적과 리스크 성향을 모두 고려한 설계 중심의 자산운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의 공통점은 자산의 성격에 따라 분산하고 목적에 맞게 리밸런싱(재조정)한다는 점이다.

시장에 들어가 투자해야 한다는 건 알겠지만 언제 들어갈지를 고민하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큰 고액자산가일수록 신중함이 더욱 커진다. 지금 들어가도 괜찮을지, 조금 더 기다리면 더 좋은 타이밍이 오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은 결국 결정을 미루게 만들고 그사이 시장은 이미 움직인다. 결국 '기회 손실'이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고객에게는 목표전환형 펀드(TMF)가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TMF는 만기 시점이 정해져 있어 예측 가능성이 높고 채권형 중심의 운용 구조로 중도 시장 변동에도 흔들림이 적다. 실제로 프라이빗뱅크(PB) 고객 중 일부는 정기예금 만기 자금을 이 상품으로 리밸런싱하며 "예금처럼 굴리고 펀드처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도 편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타이밍을 맞추기보다 기간을 설정하고 수익률을 확보하는 전략을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하다.

예·적금과 펀드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에게는 중간 해답이 될 수 있다.

중요한 지점은 또 있다. PB 현장에서 상담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자금의 크기보다 성격 구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단순히 얼마를 갖고 있느냐보다는 어떤 목적과 기간, 리스크 한도를 자금에 부여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자산관리의 핵심이다.

현금성 자산이라 하더라도 단일한 속성을 갖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고객들은 현금을 '절대 안전자산'으로 인식해왔다. 시장 불확실성이 클수록 주식이나 펀드보다도 먼저 찾는 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금 보유가 더 이상 절대적인 안전자산이 아닌 시대다.

현금은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움직일 수 있게 설계된 현금이어야 한다. 움직일 수 있게 설계된 현금, 즉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전략적 현금이어야 한다. 그것이 자산을 지키고 불리는 첫걸음이 된다.

과거에는 '자산을 어떻게 불릴 것인가'가 중요한 질문이었다면 지금은 '현금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더 본질적인 질문이 됐다. 자산관리의 성패는 타이밍을 완벽히 맞추는 데서 갈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가만히 있으면 안전하다'는 신화가 흔들리는 지금 현금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현금을 가만히 두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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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순 KB WM스타 과천금융센터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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